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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포스코케미칼, 강호 인천 EDGC 완파하며 대폭발

등록일
2020-07-03
조회수
448
▲ 1승 6패의 천적관계를 뒤집으며 반집승,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대승을 이끈 2지명 김다영과 이영신 감독 승리 인터뷰.
7월 3일(금요일) 오후 6시 30분, 서울 홍익동 소재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7라운드 2경기가 이어졌다. 리그 3위 인천 EDGC(조연우 감독)와 8위 포항 포스코케미칼(이영신 감독)의 대결. 2020 여자바둑리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신생팀과 고전 중인 명문팀을 상징하는 힘겨루기다. 명문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기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낼지, 신생팀(2년차) 인천 EDGC가 전반기의 현상을 대세로 굳힐지 관심이 집중된 승부다.

2020 여자바둑리그의 재미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모든 경기의 대진오더가 절묘하게 짜인다는 것인데 이번 경기도 그렇다. 제1, 2국에서 양 팀의 1, 2지명이 크로스매칭으로 맞붙었고 제3국에서 3지명끼리 격돌해 일단, 표면으로는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다만, 조승아(인천 EDGC 1지명, 4승 2패)와 김다영(포항 포스코케미칼 2지명, 2승 4패)의 제1국이, 지난 6라운드를 지나오는 동안 보여준 안정감과 압도적인 상대전적(조승아 기준 6승 1패)에서 1지명 조승아 쪽으로 확연히 기우는 반면, 박지은(포항 포스코케미칼 1지명, 0승 5패)과 박태희(인천 EDGC 2지명, 3승 3패)의 제2국은 오히려 2지명 박태희가 더 안정적인 데다 상대전적에서도 5승 5패의 호각이라는 비대칭이 있다. 제2국은,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후반기에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 반드시 잡아줘야 하는 승부라 이래저래 박지은의 어깨가 무겁다. 박지은의 처지에서 한 가지 다행은 이 대국 직전 있었던 지지옥션배 선발전에서 박태희를 꺾은 기억이 생생하다는 것이다.

강지수(인천 EDGC 3지명, 2승 2패)와 권주리(포항 포스코케미칼 3지명, 2승 3패)의 제3국은 강지수의 반면운영이 돋보이고 상대전적에서도 2승 무패로 앞서지만 종반의 근성, 안정감은 권주리가 낫다는 평이 있다. 강지수가 지난해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2지명이었다는 사실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

김민희 심판위원의 경기 규정 설명을 거쳐 먼저 시작된 제1, 2국 중 바둑TV 해설팀(진행-배윤진, 해설-홍성지)의 선택은 박지은(흑)과 박태희(백)의 제2국. 초반은 5연패의 늪에 빠졌던 박지은의 사전 전략이 보인다. 초반부터 철저한 실리작전으로 일관, 네 귀를 접수하고 중앙 삭감으로 승부를 걸었다. 극단의 실리를 추구한 흑의 전략 때문에 세력작전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박태희도 좌변부터 중앙에 이르는 대세력을 구축하며 초반부터 흑의 실리와 백의 세력으로 크게 갈린 구도. 승부는, 중앙에서 누가 선수를 취해 우상귀 쪽을 선제하느냐에 걸려있었는데 묘하게도 선수를 취한 박태희가 우상귀 쪽을 가지 않고 중앙과 우변 백의 연결을 택하면서 우상귀가 흑의 차지가 됐고 거기에서 형세도 흑 쪽으로 기울었다. 이후는 1승이 간절한 박지은의 피도 눈물도 없는 빗장걸기. 종반 끝내기까지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안전운행으로 기어이 첫 승리를 끌어냈다. 포항 포스코케미칼도 팀의 승패를 떠나 에이스의 1승에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 같다.

에이스의 승리를 축하하겠다는 의지였을까. 제1국, 장고대국에서도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승리했다. 상대전적 1승 6패의 천적관계로 현저하게 밀려있던 김다영(흑)이 조승아를 상대로 악전고투 끝에 반집승을 거두며 팀의 승리를 결정했다. 대국 초반은 좌하 쪽 접전에서 AI 예상에서 흑의 승률이 70%를 웃도는 우위를 점했으나 이후 조승아가 우변과 중앙에서 맹렬하게 따라붙어 형세를 뒤집었고 중앙 백 대마를 압박하면서 좌상귀에서 전과를 올려서는 조승아의 승리가 유력했는데 종반 끝내기에서 갑자기 조승아가 난조를 보이면서 안개 속의 승부가 됐다. 이후는 한수가 교환될 때마다 우열이 뒤바뀌는 반집 승부로 해설위원도 마지막까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지 못했는데 결국, 김다영이 반패를 이겨내면서 반집승을 거두었다. 제3국에 관계없이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승리 확정.

제3국은 싱겁게 끝났다. 제1~3국의 결과가 경기 전 통계로 본 예측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이 대국에서도 2연패로 밀리고 있던 권주리가 완승. 초반 상변 전투에서 기선을 제압한 이후 종반까지 단 한 번도 우위를 내주지 않는 압승으로 팀의 완봉을 결정했다. 이로써 에이스와 팀의 1승이 절실했던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3-0 완승으로 대폭발, 강렬하게 후반기 명문팀의 회귀를 예고했다.

2020 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 총 56경기, 168국으로 3판 다승제(장고 1국, 속기 2국)로 겨루며 두 차례의 통합라운드를 실시한다. 9월에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정규리그 상위 4개팀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으로 열리는 스텝래더 방식으로 여섯 번째 우승팀을 가려내는데 단판으로 열렸던 준플레이오프는 2경기로 늘렸다. 3위 팀은 1경기 승리 또는 무승부일 때, 4위 팀은 2경기 모두 승리해야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은 전년과 동일한 3경기로 열린다. 바둑TV를 통해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에 중계됐던 여자바둑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목~일요일 오후 6시 30분으로 옮겨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상금은 각 순위별 500만원 인상해 우승팀에게는 5500만원이, 준우승 3500만원,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이 주어진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책정되는 대국료는 전년과 동일한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이다.

▲ 김민희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 장고대국은 제한시간 각 1시간에 40초 초읽기 5회, 속기는 제한시간 10분에 40초 초읽기 5회.


▲ 매주 목~일 6시 30분부터 경기가 진행되는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티비 스튜디오. 8시부터 제3국이 속개된다.


▲ 지난해 서귀포 칠십리 2지명에서 올해 인천 EDGC 1지명으로 성장한 조승아. 균형을 맞추는 반면운영, 제한시간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 지난해 여수 거북선의 1지명이었다가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2지명을 자리를 옮긴 김다영. 조승아를 상대로 한 1승 6패의 천적관계 극복이 관건이다.


▲ 박(박지은-포항 포스코케미칼 1지명) 대 박(박태희-인천 EDGC 2지명)은 상대전적 5승 5패. 연패 탈출이 시급한 박지은의 부담이 더 큰 대국인데 직전 지지옥션배 선발전에서 박태희를 꺾었다는 유쾌한 기억이 있다.


▲ 8시에 시작된 제3국은 묘한 자존심대결이다. 흑을 쥔 강지수는 지난해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2지명이었고 그 자리는 김다영이 대체했지만 실제로는 용병 왕천싱의 대역이고 권주리가 강지수의 자리에 앉았다고 봐야 한다. 상대전적은 강지수의 2연승.


▲ 전반기 마지막 경기 '박 대 박'의 결전에서 지긋지긋한 연패의 사슬을 끊고 첫 승리를 거두었다. 후반기에는 달라진 박지은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아, 기분 좋아요. 첫 승리가 이렇게 힘든 것인줄 미처 몰랐네요. 박지은 승리인터뷰.


▲ 악전고투 끝에 천적관계를 뒤집고 반집을 남긴 김다영의 승리는 바로 팀의 승리와 직결됐다.


▲ 이 대국의 종반은, 균형 좋고 안정감 있는 조승아의 바둑 같지 않았다. 좌변 끝내기에 먼저 손이 가서는 조승아의 승리가 유력했는데 이후 난조를 보이며 무너졌다. 끝내기에서 꽤 많은 손해를 보고도 반집을 졌으니..


▲ 권주리가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박지은이 살아났고 김다영이 제 역할을 해낸다면 권주리는 팀의 확실한 플러스알파다.


▲ 지난해 자신의 소속팀이었다는 걸 지나치게 의식한 것일까. 반면운영이 강지수답지 않게 무기력했다.


▲ 모처럼 활짝 웃은 빵심(빵을 좋아하는 데다 이름자의 '영'하고도 겹치는 이영신 감독 별명). 포스코케미칼의 골수팬들은 이런 웃음 자주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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