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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곰소소금, 삼척 해상케이블카 꺾고 천금 같은 첫 승 신고

등록일
2020-06-19
조회수
493
▲ 첫 승 인터뷰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요. 한숨 돌린 부안 곰소소금 김효정 감독과 1지명 오유진.
6월 19일(금요일) 오후 6시 30분, 서울 홍익동 소재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부안 곰소소금(김효정 감독)과 삼척 해상케이블카(이용찬 감독)의 5라운드 2경기가 이어졌다. 5라운드 1경기가 상위팀의 선두다툼이었다면 이번 경기는 전기 챔피언으로서 극심한 승리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팀과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하는 신생팀의 생존경쟁이다.

부안 곰소소금은 최강의 상대를 만나 주춤했던 1지명 오유진이 정상을 회복 중이고 2지명 허서현도 제 몫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 둘의 승패가 엇갈릴 때 그 빈틈을 메워주었던 용병 후지사와 리나가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유진의 분발이 필요한 상황. 삼척 해상케이블카도 사정이 편안하지만은 않다. 에이스 조혜연이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가장 큰 걱정거리고 2자명으로 불러들인 ‘슈퍼루키’ 김은지도 아직은 검증단계다. 그나마 3지명 이민진이 발군의 활약을 펼쳐주고 비록, 한 경기만 출전했지만 4지명 유주현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게 희망이다.

김민희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과 함께 시작된 이 경기의 오더는 어느 쪽이 좋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하다. 장고대국으로 펼쳐지는 이민진(삼척 해상케이블카 3지명 3승 1패)과 허서현(부안 곰소소금 2지명, 2승 2패)의 제1국은 제2, 3국에 각각 팀의 1지명이 출전했기 때문에 승부의 결정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허서현은 대체로 초, 중반을 무리하지 않고 균형을 맞춰나가 종반에 미세한 승리를 끌어내는 기풍인데 근성과 끈기를 갖춘 데다 최근 유연성까지 장착하고 상승 중인 이민진이 그런 기풍에 거북한 스타일이라 어느 쪽이 이기든 긴 승부가 될 것 같다. 상대전적은 이민진 기준 1승 1패.

속기로 치르는 제2국은 목마른 1, 3지명의 대결. 신생팀을 이끌어야 할 막중한 책임감을 가진 조혜연(삼척 해상케이블카 1지명, 3패)과 1, 2지명의 승패가 엇갈릴 때 그 빈틈을 메워줘야 할 의무를 가진 이유진(부안 곰소소금 3지명, 3패)은 아직 승리가 없는 동병상련의 처지. 정상 컨디션이라면 지난 시즌 다승1위(10승) 조혜연의 우위에 무게를 실어야 마땅하지만 4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여러 악재에 시달리며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난조를 보이고 있어 무엇보다 심리적 안정이 선결 요건. 상대전적은 조혜연 기준 4승 2패.

저녁 8시부터 이어질 오유진(부안 곰소소금 1지명, 2승 2패)과 김은지(삼척 해상케이블카 2지명, 2승 2패)의 제3국은 리그 톱랭커와 마주앉은, 특급신예의 시험무대다. 지난 경기에서 서귀포 칠십리의 2지명 박지연과 격전을 펼쳐 역전승을 거두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김은지가 여자바둑 랭킹2위의 강자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통계를 믿는 관측자들의 예상은 오유진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첫 대결.

바둑TV 중계팀(진행-배윤진, 해설-백홍석)이 주목한 바둑은 조혜연(삼척 해상케이블카)과 이유진(부안 곰소소금)의 제2국. 초반 좌상 전투에서 좌상귀를 도려낸 뒤 상변과 좌변을 백 쪽에 허용하면서 두터운 세력을 쌓은 흑(조혜연)이 나쁘지 않은 국면. 백의 우상귀 쪽 도전에 흑이 협공으로 응전할 때 이유진이 갑자기 우하 쪽으로 뛰어들어 느슨하던 흐름이 급전의 양상으로 바뀌었다. 상대 세력권에서 싸우는 성급한 백의 공격취향이 때 이르게 형세를 그르쳐 흑이 편안하게 우위를 점했고 이 구도는 종반까지 바뀌지 않았다. 이유진도 그냥 포기하지 않고 좌하 쪽 침입으로 도발, 재차 승부를 걸어갔고 흑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패가 발생했는데 이 패는 우상 쪽부터 중앙을 거쳐 하변에 이른 거대한 백 대마의 사활까지 이어졌다. 결국, 백 대마의 명운이 패에 걸렸고 몇 차례 패의 공방을 주고받던 이유진이 더 견디지 못하고 돌을 거두었다. 두 선수 모두 첫 승에 목이 마른 간절한 승부였는데 조혜연이 먼저 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이민진(백, 삼척 해상케이블카)과 허서현(흑, 부안 곰소소금)의 제1국은 종반의 끈기와 집중력이 강한 두 선수의 기풍을 볼 때 가장 늦게 끝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승부가 결정됐다. 우하귀 전투에서 백의 선택이 나빴다. 흑 몇 점을 취하는 대가로 외곽을 봉쇄당하고 흑의 철벽같은 두터움을 허용해서는 일찌감치 형세가 기울었다. 흑이 하변 세력을 형성하고 중앙을 두텁게 장악하면서 흑의 AI 승률이 80%를 넘어섰고 이 수치는 종반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이민진이 특유의 근성과 끈기를 발휘해 전국에서 맹렬하게 따라붙었으나 초중반에 벌어진 차이가 너무 컸다. 허서현이 승리하면서 양팀 1승 1패, 승부는 제3국으로 넘겨졌다.

관측자들이 승부의 결정판으로 지목했던 제1국이 허서현의 승리로 끝나면서 승부의 저울추는 사실상 부안 곰소소금으로 기울었는데 대국 내용은 만만치 않았다. 김은지(백,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주목받는 특급신예답게 곳곳에서 재기 넘치는 수를 선보여 해설팀을 놀라게 했다. 승부처에서 한 수 늦추는 바람에 덜미를 잡혀 승부를 그르쳤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지며 리그 톱랭커 오유진(흑, 부안 곰소소금)을 긴장시켰다. 마지막에 백이, 상변과 중앙으로 이어진 전투 중 흑의 좌상귀 쪽 응수타진을 외면하고 승부처를 찔러갔으면 형세가 뒤집힐 수 있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으나 그대로 받아주는 바람에 변화는 사라지고 승부도 그대로 끝이 났다. 오유진의 승리로 부안 곰소소금이 천금 같은 첫 승을 기록했다. 순위에는 변동이 없으나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패한 삼척 해상케이블카도 순위 변동 없이 5위에 머물렀으나 에이스 조혜연이 연패에서 벗어났고 김은지가 확실한 2지명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2020 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 총 56경기, 168국으로 3판 다승제(장고 1국, 속기 2국)로 겨루며 두 차례의 통합라운드를 실시한다. 9월에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정규리그 상위 4개팀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으로 열리는 스텝래더 방식으로 여섯 번째 우승팀을 가려내는데 단판으로 열렸던 준플레이오프는 2경기로 늘렸다. 3위 팀은 1경기 승리 또는 무승부일 때, 4위 팀은 2경기 모두 승리해야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은 전년과 동일한 3경기로 열린다. 바둑TV를 통해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에 중계됐던 여자바둑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목~일요일 오후 6시 30분으로 옮겨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상금은 각 순위별 500만원 인상해 우승팀에게는 5500만원이, 준우승 3500만원,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이 주어진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책정되는 대국료는 전년과 동일한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이다.

▲ 경기규정 설명하고 대국 개시 선언하는 김민희 심판위원. 모든 대국이 끝날 때까지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 조혜연(삼척 해상케이블카 1지명), 첫 승 염원의 힘찬 착수.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고 이제 이기는 길밖에 없다.


▲ 첫 승이 간절하긴 우리가 더해요. 나도, 팀도 목이 마르다고요. 조혜연과 첫 승 대결 펼친 이유진(부안 곰소소금 3지명).


▲ 이번 한 번만 양보해주시면 안 될까요? 오늘은 나만 이기면 우리 팀 첫 승이 이루어질 거 같은데..허서현(부안 곰소소금 2지명).


▲ 언니도 갈 길 바쁘다. 양보는 다음에 할게. 우리 팀은 내가 이겨야 한다고. 이민진(삼척 해상케이블카 3지명).


▲ 오늘도 물러설 순 없지. 나도 이제 연승 시동 걸어야 한다고. 오유진(부안 곰소소금 1지명).


▲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해야 된다고요. 저도 다 계획이 있어요. 김은지(삼척 해상케이블카 2지명).


▲ 조혜연이 3연패 끝에 드디어 첫 승을 기록했다. 남은 경기 다 이기면 다승왕 가능할까?


▲ 승부를 너무 서두르다 실패, 첫승 신고를 또 미루게 됐다. 안타까운 이유진.


▲ 아하하, 이제 겨우 첫 승했네요. 우리 팀은 저한테 기대 안 하고 파이팅 잘하니까 저만 잘하면 될 거 같아요(조혜연 첫 승 인터뷰).


▲ 생각보다(?) 빨리 끝난 장고대국(제1국). 초반 우하귀 쪽 전투 이후 허서현의 우세가 뚜렷해졌다.


▲ 혼신을 다해 추격전을 펼쳤으나 초반에 벌어진 차이가 너무 컸다. 아쉬운 이민진.


▲ 응? 카메라가 복기사진 찍으려고 대기 중인 거 같은데 그냥 일어나라고요? 승자인터뷰 요청 받는 오유진.


▲ 아유, 우리가 그래도 전기 챔피언인데 이제 1승한 걸로 이렇게 열렬한 축하를 받아도 되나? 쑥스럽구먼요. 부안 곰소소금 김효정 감독과 에이스 오유진.


▲ 5라운드 2경기가 끝난 현재 각 팀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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