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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인 직전에 벌어진 대형 참사

등록일
2018-05-21
조회수
909
▲ 종국 후 감독, 코치 등이 모두 와서 대마가 사는 수가 있는지를 같이 검토했으나, 결론은 살 수 없었다.
이슬아 4단의 올 시즌 변신은 놀랍다 못해 경이로울 정도이다. 이슬아 4단은 입단 직후 정관장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특히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2관왕에 오르는 등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었다. 그러나 이후 방송 출연, 바둑고등학교 선생님 등 외도를 하면서 승부에 소홀했었다. 그래서 여자바둑리그 원년인 2015년에는 아예 출전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2016년 고향인 여수에서 팀을 창단하면서 승부사로 돌아와서 다시 칼을 갈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프랜차이즈 선수로 지명을 받고 주장을 맡아서 5승 8패. 2017년에는 2주전으로 밀렸지만 7승 6패로 성적이 조금 좋아졌다. 그리고 올해는 폭발적인 성적을 내며 12승 4패로 팀의 주장 김다영 3단과 함께 쌍두마차로 팀을 이끌었다. 그 결과 여수 거북선이 시즌 내내 선두를 고수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승부사에서 보급으로 돌아섰다가 다시 승부사로 돌아와서 성적을 내는 경우는 바둑은 물론이고 다른 스포츠에서도 매우 보기 힘든 경우이다. 그 어려운 것을 해낸 것이 이슬아 4단, 올해 여자바둑리그에 재기상이 있다면 단연 이슬아 4단이 수상했을 것이다.

한편 김수진 5단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이다. 1987년생으로 2002년에 입단한 김수진 5단은 그 동안 승부사로서 아무 팀에서도 눈여겨 보지 않아서 여자바둑리그에 선수로 선발되지 못했었다. 작년 여름 다른 기전에서 깜짝 활약을 한 덕분에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아주 좋은 성적이었던 것도 아니다. 그래도 그때의 활약 덕분에 올해는 후보 선수로 겨우 선발됐다.

용병이 아닌 국내 후보 선수인 경우 출전 회수가 굉장히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전선수들이 피치 못한 사정으로 출전하지 못할 때 대타로 잠깐 뛰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런데 김수진 5단은 데뷔 첫판에 승리한 까닭에 이후 9번이나 출전하며 4승 5패의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내년 시즌에 보호선수로 사전지명 되지 않는다면 후보가 아닌 주전으로 선발될 확률이 높지만 올해의 성적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보호될 것으로 전망된다.


<18라운드 하이라이트>
18라운드 3경기 속기판 3국
○ 김수진 5단 (서귀포 칠십리 후보)
● 이슬아 4단 (여수 거북선 2주전)

▲ 장면도


장면도 (흑 필승의 국면)
바둑은 우변 흑집이 커서 흑 필승의 국면이다. 집이 부족하기 때문에 백은 뒷맛이 나쁨에도 불구하고 상변에서 최대한 버티고 있다. 수가 나면 크게 지지만 그렇다고 보강하고 있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초읽기 속에서 수를 찾다가 이슬아 4단은 우선 흑1의 큰 끝내기를 하고 백의 보강을 기다린다. 젖히는 수가 있어서 뒷맛은 더욱 나빠졌다.

이때 김수진 5단은 상변 가일수를 하지 않고 돌연 백2로 끼워왔다. 이곳은 백의 선수 권리가 강한 곳이지만 급한 상변을 내버려두고 이곳을 둔 것은 의외로 보였다. 그런데 김수진 5단이 이곳을 그냥 둔 것이 아니다. 중앙 흑 대마에 대한 노림을 감추고, 노림수를 결행하기 위한 사전공작 수순이었다. 그런데 이 노림을 눈치 채지 못한 이슬아 4단은 홀린 듯이 흑9까지 다 받아주고 말았다.

백은 어떤 노림을 갖고 있었을까?


▲ 1도


1도 (실전진행 1)
흑1로 지켰을 때 백2가 흑 대마의 목숨을 노린 노림수이자 맥점이었다. 흑3으로 따기를 기다려서 백4로 파호하고 나니 중앙에 흑은 후수 한집밖에 없다. 11까지 하변에도 후수 한집뿐. 결국 흑13으로 중앙에 한집을 만들었지만, 백14로 막히자 거대한 흑 대마가 한집밖에 없어서 비명횡사하고 말았다. 이슬아 4단으로서는 골인을 눈 앞에 두고 대형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 2도


2도 (흑의 승리)
1도 흑1로는 본도 1에 둬서 대마를 살려야 했다. 백이 2로 이으면 잡혔던 백돌이 살아오면서 중앙 흑 석점을 잡았기 때문에 역전인 것처럼 보이지만 상변 백진이 온전치 않기 때문에 역전은 일어나지 않는다. 가장 간단한 수가 흑3의 끊음. 백4,6으로 받을 수밖에 없을 때 흑7의 빈삼각으로 두면 큰 수가 난다. 이것으로 흑의 승리는 불변이다.


▲ 3도


3도 (팻감이 없음)
흑1로 받으면 흑은 대마를 패로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흑에게 이만한 팻감이 없다. 멀쩡하던 거대한 흑 대마가 이런 패가 나면 어차피 흑은 이길 수 없다.


▲ 4도


4도 (흑 역시 안됨)
처음 검토 때는 흑1로 젖히는 수가 맥점으로 살 수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백2의 치중에 이어 4로 빠지면 어차피 이 흑 대마는 살 수 없다는 결론이다.


▲ 5도


5도 (실전진행 2)
이슬아 4단은 흑3부터 상변에서 수단을 부려봤지만, 승리를 확신한 김수진 5단이 상변을 내주고 백4로 꽉 이어서 대마에 보강하자 승부가 결정됐다. 이후 백은 안전운행으로 승리를 지켰다.

<202수 끝, 백 불계승>


국후 이슬아 4단은 흑 대마를 잡으러 오는 수는 아예 보지도 못했다면서 방심한 자신을 질책했다. 이 패배로 이슬아 4단은 13승 달성에 실패하고 12승에 머물렀고, 여수 거북선도 정규리그를 깔끔하게 마무리짓고 챔피언결정전에 가서 기다리려는 계획이 실패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이슬아 4단의 12승 4패도 훌륭한 성적이고, 여수 거북선은 13승 3패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다. 과연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기세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통할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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