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뉴스

안되는 축으로 대마를 잡은 뒷 사연

등록일
2018-05-01
조회수
562
서울 바둑의품격이 서귀포 칠십리에게 3:0으로 이겼지만, 가장 먼저 끝난 속기판 2국은 원래 김수진 5단이 중반전에 승부를 끝낼 수 있는 찬스가 있었다. 만약 그랬다면 팀 승부도 달라질 수 있지 않았을까?
14라운드 2경기가 벌어지기 전, 서울 바둑의품격의 성적은 6승 6패, 서귀포 칠십리는 4승 7패였다. 서울 바둑의품격은 이 경기에서 이기면 7승 도달로 한번만 더 이기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다.

반면 서귀포 칠십리는 지는 순간 8패째가 되면서 배수의 진을 쳐야 하는 된다. 설상가상으로 서귀포 칠십리는 주장 오정아 3단이 오청원배 출전으로 중국에 갔기 때문에 주장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런 상반된 입장에서 주는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서귀포 칠십리는 0:3으로 무너졌다. 그런데 가장 먼저 끝난 속기판 2국은 사실 중반에 김수진 5단이 끝낼 찬스가 있었는데 큰 실수를 범해 역으로 끝나고 말았다.

만약 그 바둑을 김수진 5단이 이겼다면 다른 선수들도 분전해서 혹시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 결정적 장면을 살펴보겠다.

<14라운드 하이라이트>
14라운드 2경기 속기판 2국
○ 박지연 5단 (서울 바둑의품격 주장)
● 김수진 5단 (서귀포 칠십리 후보)


▲ 장면도


장면도 (축으로 단수 친 장면)
초반 포석은 백이 좋았지만 흑이 우상귀에서 실리를 차지하면서 버티자 형세가 만만치 않아졌다. 만약 우변이 그대로 흑의 수중에 들어간다면 백은 집부족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그래서 과감하게 백1로 단수를 쳐서 흑 한점을 축으로 몰았다. 그런데, 척 보기에도 축머리에 흑돌이 놓여 있어서 축은 안될 것처럼 보이는데...


▲ 1도


1도 (실전진행 1)
박지연 5단의 노림은 축머리 활용이 아니라 안되는 축을 끝까지 몰고 나간 뒤에 그 돌들을 활용해서 하변 흑 대마를 잡겠다는 것이었다. 검토실에서도 이 수를 보고 있었고 과연 이게 가능한 작전인가를 놓고 말이 많았었다. 박지연 5단의 선택은 14의 젖힘. 이 수로 흑 대마를 잡을 수 있을까?


▲ 2도


2도 (실전진행 2)
속기바둑에서 시간이 부족했던 김수진 5단은 제대로 수읽기를 하지 못하고 흑1이라는 패착을 두고 말았다. 그 결과 16까지 하변 흑 대마가 백의 수중에 떨어지고 말았다. 물론 흑도 우변에서 이득을 봤고, 중앙에 양 단수를 쳐서 이득을 취하는 수단이 남았지만 하변 흑 대마가 잡힌 것과는 비교가 안된다. 바둑은 이후에도 길게 이어졌지만, 승부는 사실상 여기에서 끝났다고 봐도 된다.


▲ 3도


3도 (흑 대마 삶)
흑의 정수는 백1로 젖혔을 때 흑2쪽에서 단수 치는 것이었다. 백은 3으로 단수 칠 수밖에 없는데, 그때 흑4를 선수하고 6으로 치받았으면 흑 대마가 잡히는 일은 없었다. 백7로 치받으면 흑8로 단수 쳐서 패를 한다. 문제는 백에게 제대로 된 팻감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큰 손패 팻감을 써준다면 받을 수도 있다. 백이 패를 걸어 올 때 중앙 흑 대마가 잡히지 않는 식으로 패싸움을 걸어온다면 흑 대마는 A에 끼워서 자체로 사는 수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 4도


4도 (흑 대마 잡힘)
처음에는 1도 백14가 잘못된 수로 만약 본도 1에 단수 치고 3에 치받았으면 하변 흑 대마를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흑4로 붙여서 나올 때 백5부터 파호해서 잡으러 가면 13까지 백A가 선수인 관계로 하변 흑 대마는 꼼짝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 5도


5도 (대마불사)
그러나 흑에게는 건너붙이지 않고 1로 먼저 치받고 3으로 밀고 나가는 수가 있었다. 이하 7까지 살고 나면 흑이 유리한 상황. 좌상귀는 흑돌이 많아서 앞에 축으로 몰렸던 흑 대마는 이쪽 방향에서도 축이 안된다.

<240수 끝, 백 불계승>

결과적으로 백이 안되는 축을 이용해서 흑 대마를 잡으러갔던 수법은 무리한 작전이었다. 흑이 정확하게 응수했더라면 흑이 이곳에서 사실상 승부를 끝낼 수 있었는데, 잘못 받는 바람에 역으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단수 치는 방향이 앞뒤로 바뀐 것인데, 그 하나의 잘못된 선택이 승부를 바꿨고, 그 결과가 팀 승부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서귀포 칠십리로서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 해설에 도움을 준 홍성지 해설위원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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