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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오정아의 5연승

등록일
2018-03-23
조회수
1379
▲ 승부판이 된 장고판 1국. 이 결과를 모르고 뒤쪽에서는 주장이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경기 호반건설은 평균 연령이 가장 많은 팀이다. 물론 충남 SG골프에서 용병으로 뛰고 있는 루이나이웨이 9단을 제외한 수치이다. 우리 나이로 30.7세. 개막식 인터뷰에서 “워킹맘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회 초반 남편들이 대거 응원 왔음에도 연패를 벗어나지 못하더니, 공교롭게도 남편들이 바빠서 못 오자 연승을 거두기 시작했다.

통합 5라운드에서 첫 승을 거두고 불과 이틀만에 벌어진 6라운드 1경기에서 경기 호반건설은 서귀포 칠십리에 2:1 승리를 거두고 2승째를 거뒀다. 아직 완전히 하위권을 탈출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반면 이길 때는 3:0, 질 때는 1:2의 불운한 팀 서귀포 칠십리는 또 다시 1:2로 패하며 2승 3패가 됐다.

가장 먼저 끝난 속기판 2국에서는 경기 호반건설의 2주전 김은선 5단이 서귀포 칠십리의 막내 김경은 초단을 상대로 221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초반 우하귀 정석에서부터 시작된 전투가 중앙으로 이어졌는데, 전투 와중에 백이 우변에서 큰 손해를 본 것이 그대로 패인이 됐다. 이후에는 이렇다 할 큰 전투 없이 흑은 모험을 피해서 안전운행을 하는 것으로도 승리를 굳힐 수 있었다. 이로써 김은선 5단은 3패 후의 2연승, 팀의 승패에 궤도를 같이 하고 있다. 반면 김경은 초단은 1승 후 2패째를 당했다.

▲ 중반 접전에서 한수의 손해를 보며 완패를 당한 김경은 초단은 허망한 패배 탓인지 복기도 짧았다.



장고판 1국은 경기 호반건설의 3주전 문도원 3단 대 서귀포 칠십리의 2주전 조승아 초단의 대결로 이번 6라운드 1경기에서 승부의 포인트가 된 판이다. 초반 흐름은 흑이 괜찮은 듯 했으나 중반 백이 상변에 큰 집을 짓게 되면서 역전. 이후 하변 백 진영에 흑이 쳐들어온 승부수가 관건으로 떠올랐는데 이 돌이 전부 잡히면서 백의 승리로 결정됐다. 이로써 문도원 3단은 3연패 후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 승부의 분수령이 되고 만 장고판 1국. 검토실의 경기 호반건설 이다혜 감독과 2주전 김은선 5단은 유리한 문도원 3단이 너무 강경하게 대응하자, '물러서도 이기는데, 조금만 유연하게'를 외치며 응원했고, 응원의 힘이 통했는지 문도원 3단이 상대의 승부수를 잘 막고 승리를 지켰다. 168수 끝, 백 불계승.



2:0으로 경기 호반건설의 승리가 확정됐지만, 속기판 3국은 결과를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됐다. 재미있는 사실은 양쪽 선수 모두 자기네 팀이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대국에 임했다는 점이다. 주장 맞대결로 양 팀 주장은 5라운드까지 김혜민 8단 3승 1패, 오정아 3단 4승으로 모두 성적이 좋다. 본인의 바둑이 승부판이라고 생각해서 긴장한 탓인지 오정아 3단의 초반은 좋지 못했다. 그러나 불리해진 다음부터 힘을 내서 백을 몰아쳤고, 유리한 김혜민 8단이 조금씩 물러서며 손해를 보아 바둑이 역전됐다. 다만 서귀포 칠십리에서는 맥이 빠지는 것이 바둑이 역전됐을 때는 이미 장고판이 끝난 뒤였다.

서귀포 칠십리의 주장 오정아 3단은 5전 전승으로 다승 단독선두에 올랐다. 팀의 입장에서는 주장이 계속 연전연승 중이므로 다른 선수들이 조금만 힘을 내주면 언제든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이다.

▲ 2018시즌 성적이 모두 좋은 양팀의 주장. 조금 더 성적이 좋은 오정아 3단이 역전승을 거뒀지만, 이미 팀의 패배가 확정된 후였다. 225수 끝, 흑 불계승.



지난 주 예고대로 5라운드와 6라운드가 한꺼번에 진행되면 연승팀과 연패팀이 나올 수 있다고 했는데, 6라운드 1경기에서 연승팀과 연패팀이 바로 나왔다. 계속해서 6라운드 2경기는 23일 충남 SG골프 대 서울 부광약품의 경기. 대진은 김신영 초단 : 장혜령 초단, 최정 9단 : 권주리 초단, 송혜령 초단 : 김채영 3단으로 정해졌다.

충남 SG골프는 초반의 부진을 떨치고 3승 2패로 상승세이고, 서울 부광약품은 2승 후 2패로 주춤한 상태이다. 이른바 최정의 팀 대 김채영의 팀의 대결인데 아쉽게도 주장의 맞대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장고판 1국 김신영 초단 대 장혜령 초단의 대결이 승부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이며 또한 양 팀의 주장이 계속 승리할 것인지도 관심 포인트이다.



▲ 팀 순위표



2018 엠디엠 여자바둑리그는 9개팀이 정규시즌에서 더블리그로 경기를 치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팀을 결정한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시즌 경기는 3판 다승제로 1국은 제한시간 1시간의 장고대국, 2,3국은 제한시간 10분의 속기대국으로, 초읽기는 모두 40초 5회이다. KB바둑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회기간이 짧기 때문에 총 5회의 통합라운드를 통해 5월 20일까지 정규시즌을 벌인 이후 포스트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모든 경기는 목,금,토,일 저녁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 된다. 바둑TV는 케이블TV 및 통신사의 IP TV뿐만 아니라 네이버TV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다.

팀상금은 1위 5,000만원, 2위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 5위 500만원이고, 팀상금과 별도로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 경기 호반건설의 이다혜 감독에게 복기 검토에 도움을 준 한상훈 8단.


▲ 서귀포 칠십리에는 많은 선수들이 찾아와서 검토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서귀포 칠십리 3주전 김경은 초단, 후보 김수진 5단, 안국현 8단, 이지현 코치, 이영구 9단.


▲ 김경은 초단은 개막전 승리 후 2패째. 2003년생으로 전체 여자 프로기사 중에서 가장 어리다.


▲ 김은선 5단은 두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가정주부로, 선수로, 또 도장(장수영 바둑도장)에서는 사범으로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근황을 소개했다.


▲ 조승아 초단은 작년 서귀포 칠십리에서 9승 5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었는데 올해는 2승 3패로 아직까지는 부진하다.


▲ 문도원 3단은 2018시즌 첫 승. 본인의 원래 기풍은 다소 느슨한 편인데, 조승아 초단에게 종반전에 크게 휘둘린 트라우마가 있어서 오늘은 더욱 강수로 맞바아쳤다며 강수로 대응한 이유를 설명했다.


▲ 오정아 3단은 2018 시즌 들어서 5전 전승. 각성한 만화 주인공과 같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반드시 고향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겠다고 선언했었다.


▲ 김혜민 8단은 패했지만, 팀이 이겼다는 소식에 만족한다는 표정. 단체전은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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