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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현의 '진땀', 이동훈도 녹였다

등록일
2016-08-27
조회수
2089
▲ 이번에는 3전4기(三轉四起). 팀 스코어 2-2 상황에서 이태현(SK엔크린 4지명)이 랭킹 6위이자 자신에게 3전 3패를 안겼던 이동훈(티브로드 2지명)을 꺾었다. 금싸라기 같은 이 결승점으로 SK엔크린은 연승 희파람을 불며 두 번째 6승 고지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1라운드 2경기
SK엔크린,박정환 빠진 티브로드에 3-2 승...선두 정관장 바짝 추격

이 사람은 대단하다. 저러다 탈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매판 비지땀을 흘리며 물고 늘어진다. 이 때문에 그의 바둑은 100수부터가 진짜고, 동료들은 그것을 '이태현 타임'이라고 부른다.

또한 축구로 치면 상대가 킥을 할 때 축구화를 향해 몸을 던지는 행위를 주저하지 않는다. 레드카드를 먹던 몸이 부러지든 나중 일이다. 역전은 그의 전매특허요, 악바리 근성은 그를 지탱해주는 원동력이다. 독실한 크리스찬인 그에게 가장 큰 죄악은 인생을 허투루 사는 것이다.

한편 장고대국 연승기록이 깨진 박영훈은 '속기 선수'로 보직을 변경한 느낌이다. 지난 경기와 이날 경기를 연달아 승리하며 속기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 전에는 지난 시즌 14라운드부터 13경기 연속 장고판에만 출전했던 그다.


▲속기로 전환한 지난 경기에서 홍성지에게 고전했던 박영훈(왼쪽)은 그 사이 적응이 됐는지 김수용을 무난하게 제압했다. 같은 팀 민상연의 말로는, 초반은 불리한 듯 보였는데 어느 시점에서 보니 넉넉하게 이겨 있더라고.


속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는 박영훈과 쌍두마차 안성준, '진땀의 승부사' 이태현이 SK엔크린의 후반기 연승을 합작했다. SK엔크린은 26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1라운드 2경기에서 티브로드를 3-2로 이겼다.

안성준이 상대 5지명 박민규를 꺾은 것을 시작으로 박영훈은 박정환의 대타로 나온 퓨처스 선수 김수용을 어렵지 않게 제압했다. 여기에 4지명 이태현이 팀 스코어 2-2로 맞선 상황에서 2지명 이동훈을 꺾는 최고의 수훈을 세웠다. 지난 경기에서 화성시코리요 1지명 이영구를 상대로도 결승점을 올렸던 그다. '해결사'라는 별명 그대로 자신이 거둔 5승 중 3승을 천금의 결승점으로 장식하며 존재감을 한껏 높였다.


▲ 승리 후에도 여전히 입술을 앙다물고 있는 이태현(26). 평소엔 순하디 순한 인상이 바둑판 앞에만 앉으면 이렇게 변한다. 포스코켐텍 김성룡 감독은 "지난 번 이영구하고 두는 걸 봤더니 태현이가 많이 늘었던데요"말하면서 "잘은 몰라도 KB리그 국가대표 판정단의 주축 멤버로 활동하면서 연구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천적은 없다'...시지프스의 신화처럼

이태현으로선 두 경기 연속해 '천적'을 극복한 승리이기도 했다. 이영구에겐 5전 5패, 이동훈에겐 3전 3패로 뒤져 있었으나 복수라도 하듯 최종국에서 모두 쓰러뜨렸다. 박영훈과 안성준은 나란히 8승1패를 기록하며 다승 2위에 이름을 올렸다(1위는 9전 전승의 신진서).

박정환이 빠졌어도 만만치 않았던 티브로드를 물리친 SK엔크린은 연승 휘파람을 불며 6승째(4패)를 달성했다. 아직 잠정이지만 순위도 2위로 끌어 올리면서 선두 전관장 황진단(7승2패)과의 격차를 1게임 반차로 좁혔다. 턱밑까지는 아니어도 홀로 승승장구하던 정관장 황진단이 위협을 느낄만한 범주에 진입한 것이다.


▲ 전반기에 2승6패로 부진했던 김승재(왼쪽)는 후반기 들어 머리를 짧게 깎은 다음 2연승했다. 강승민과의 장고대국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팀 승리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아쉬움을 샀다.


반면 티브로드는 올라설만 하면 박정환이 빠지는 고초를 겪으며 4승6패(7위), 중위권 진입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그동안 부진했던 김승재가 정상 컨디션으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해결되지 않는 이동훈의 낯가림 증상이 발목을 잡았다.

27일엔 선두(7승2패) 정관장 황진단과 4위(5승5패) 포스코켐텍이 11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홍기표-윤찬희,한승주-변상일,이창호-최철한,박진솔-나현,김명훈-류수항(이상 앞이 정관장 황진단).

확실한 1승 카드인 신진서가 빠진 상태에서 4연승의 기세를 타고 있는 포스코켐텍을 상대해야 하는 정관장 황진단으로선 크나큰 위기다. 반면 포스코켐텍으로선 전반기 3-2 패배를 설욕하며 6승 고지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순위를 다투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1위 2억 원, 2위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 상금과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상황 종료 후 아쉬운 듯 이동훈 쪽으로 다가간 티브로드 이상훈 감독.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만수 해설자는 "남자 기사 중 다승 랭킹 2위(36승15패. 1위는 40승14패의 박정환)이고 승률도 70퍼센트가 넘는 이동훈이 유독 바둑리그에서만 30퍼센트대(3승7패) 승률을 보인다는 게 너무나 미스테리하다"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 마지막 이태현-이동훈의 대국이 극미하게 흘러가자 박영훈을 중심으로 계산에 여념이 없는 SK엔크린 검토진(이후 이동훈이 1집반 패배가 굳어지자 돌을 거뒀다). 박영훈.안성준 쌍두마차에 이태현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지만, 3지명 민상연(2승7패)과 5지명 강승민(3승7패)이 동반 부진한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불안 요소다.



▲ 티브로드는 내주 목요일(9월1일) 신안천일염과 12라운드를 치른다. 공교롭게도 경기 당일 일본서 열리는 TV아시아선수권전에는 양 팀 주장 박정환과 이세돌을 비롯해 신진서까지 3명의 출전이 예정돼 있는 상태다. 박정환의 잦은 결장으로 독박만 쓰는 처지였던 티브로드로선 이 케이스가 천만다행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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