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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으로 만난 형과 동생..."집 나올 때도 따로 나왔죠"

등록일
2021-01-09
조회수
837
▲ 이번 달 랭킹이 15위로 17계단이나 상승한 심재익 4단이 킥스의 퓨처스 박재근 4단을 불계로 꺾고 개막 7연승을 달렸다. 40명의 바둑리거 가운데 최초의 7승 주자. 지난해 9월에는 81위였던 그다.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2경기

컴투스타이젬, 킥스에 3-2 신승
'지지 않는' 심재익, 7전 전승으로 전반기 마우리


"동생이 팀에 있었다면 더 편했을 것 같다. 선발식에선 순번 바로 앞에서 김영환 감독이 데려갔다. 엄청나게 좋아하시길레 나도 기뻤다. 뭐, 우리팀에도 이영구, 나현 등 좋은 선수가 많아 딱히 아쉽진 않다."

이번 시즌에 역대 최연소로 컴투스타이젬의 지휘봉을 잡은 안형준 감독(32)이 개막전을 앞두고 한 말이다. 89년생인 안 감독과 두 살 터울의 동생인 안성준 9단(킥스팀 주장)이 간발의 차이로 팀을 달리하게 된 것은 선발식이 끝난 후에도 두고두고 얘깃거리가 됐다.

▲ 지난 3라운드 때 형을 응원하기 위해 컴투스타이젬 검토실을 들른 안성준 9단(오른쪽). 당시 "떨어졌어도 한 번은 와야겠죠(?)"라고 했다. 과거 이상훈.이세돌 형제가 한 팀(신안천일염)에서 감독과 선수로 활동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나뉜 케이스는 두 사람이 처음이다.


시기가 문제일 뿐 정해진 대결은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막상 내일이 그날이다 생각하니 서로가 어색해졌다.

"평소엔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는데 어제는 별 얘기 않고 그냥 지냈어요. 그게 편할 것 같아서요. 오늘 집을 나올 때도 따로 왔어요."

말은 안 했지만 진작부터 가슴에 품고 있던 생각은 하나였다. 서로를 의식하지 말고 각자 주어진 본분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 그 결과 동생은 대국을 이겼고 형은 팀 승리를 가져갔다. 지켜보는 가족들로선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으니 다행'인 결말이었다고나 할까.

▲ 1승5패,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킥스는 '퓨처스 2명'이라는 극단의 대안을 들고 나왔지만 승리하지 못 했다.


풀세트 접전이 펼쳐졌다. 심재익 4단과 나현 9단의 연승으로 2-0으로 앞선 컴투스타이젬이 곧 승리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후 킥스의 반격이 거셌다. 장고판에서 퓨처스 한상훈 8단이 최정 9단을 꺾은 다음 주장 안성준 9단이 승점을 추가하며 스코어는 2-2.

결국 밤 10시 57분에 끝난 최종국에서 이영구 9단이 김정현 7단을 상대로 '반집'을 지켜내며 컴투스타이젬의 승리가 결정됐다. 2시간 넘게 양 팀 검토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 뒤에 드러난 얄궂기 짝이 없는 결과였다.

▲ 일찌감치 끝낼 기회를 놓친 이영구 9단(오른쪽)과 2%의 승률을 역전 흐름까지 만들어낸 김정현 7단. 피 말리는 반집 승부가 300수 넘게 이어진 종반엔 승률 그래프까지 덩달아 춤을 추면서 "인공지능이 너무 힘들어 하네요", "우는 거 아닌가요"라는 우스갯 문답이 중계석에서 오가기도 했다.


심재익 중심 잡고 원투 펀치 가세하고...정상궤도 돌아온 컴투스타이젬

한편 이제는 컴투스타이젬의 에이스가 되다시피한 심재익 4단은 1시간 장고대국에서 킥스의 퓨처스 박재근 4단을 완승의 내용으로 물리쳤다. 개막 7연승 행진에 40명의 바둑리거 가운데 가장 먼저 7승을 찍은 것.

첫 경기에서 승리한 후 목표를 물었을 때 어눌한 투로 "전승"이라고 답했는데 그게 이렇게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 랭킹 1.2위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도 이미 1패씩을 안은 마당이다. 랭킹은 매달 껑충껑충 뛰어 벌써 10위권에 근접했다.

▲ 핸드폰에서 게임을 지운 후 40승3패를 기록 중인 심재익 4단. "다 지웠냐"는 질문엔 "카트라이더 하나는 남겨뒀다"는 답을 하며 머리를 긁었다. 현재 시점에서 전승자는 7승의 심재익 4단에 6승의 김지석 9단과 원성진 9단까지 3명 뿐.


컴투스타이젬은 4승3패, 잠정 5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4위 수려합합천과 동률에 개인승수까지 같지만 승자승에서 뒤진다). 기대에 비해 미흡할진 몰라도 팀의 원투펀치가 제 역할을 못 해준 상황에서 거둔 성적이란 걸 감안한다면 꽤 선전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난 경기에서 5연패를 끊어낸 킥스는 기쁨도 잠시 다시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네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9일 셀트리온(4승2패)와 한국물가정보(5승1패)가 7라운드 3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원성진-강동윤(17:14), 조한승-박하민(3:0), 신진서-신민준(19:6), 금지우-안정기(2:0), 강승민-허영호(1:1, 괄호 안은 상대전적).

▲ 장고A: 2시간. 장고B: 1시간(초읽기 1분 1회). 속기: 10분(40초 초읽기 5회)




▲ '신산들의 대면'으로 주목 받은 양 팀 2지명 대결에서 나현 9단(오른쪽)이 박영훈 9단을 꺾고 상대전적 4승4패의 균형을 깼다. 나현 9단은 초반 4연패 후 3연승'. 졌다 이겼다를 반복하고 있는 박영훈 9단은 3승4패로 전반기를 마감.


▲ 2시간 장고대국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 중 하나인 한상훈 8단이 흠잡을 데 없는 내용으로 최정 9단을 제압하며 상대전적 2승.


▲ 안성준 9단이 형팀의 키맨인 한승주 7단을 물리치며 상대전적 3승. 최근 3연승의 회복세인 안성준 9단은 4승3패, 한승주 7단은 3승4패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 힘든 가운데서도 꾸역꾸역 4승을 챙긴 안형준 감독(사진 오른쪽 뒤)은 "1.2지명이 부진한 동안에 시간을 벌어준 심재익이 고맙다"고 했다.


▲ 최근 난조 기미가 엿보이는 최정 9단. 며칠 전 후배 허서현 2단에게 패한 데 이어 이날은 자신보다 랭킹이 아래인 한상훈 8단에게 조급함을 드러내며 패했다. 박정환 9단이나 신민준 9단 같은 강자들과의 대결이 많았던 전반기 성적은 2승5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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