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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신진서 대견하다. 내년은 더 잘할 것"

등록일
2020-12-26
조회수
1129
▲ 크리스마스 저녁에 장장 5시간 34분, 334수의 격전을 벌인 두 기사. 박건호 4단(왼쪽)이 이창호 9단에게 반집 역전승을 거두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종국 후 이창호 9단이 가리킨 곳도 역전의 빌미를 준 그 자리.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2경기

"90% 승률 넘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는 뜻도 전해
팀 승부에선 포스코케미칼이 정관장천녹에 3-2 승


"신진서, 대견합니다."

전날 자신의 기록이 32년 만에 깨진 것에 대한 이창호 9단의 첫마디는 이러했다. 밤 9시 50분, 2시간 장고대국에서 박건호 4단과 5시간 반 이상 격전을 치르고 나온 자리에서 였다. 이창호 9단이 신진서 9단의 기록 경신에 대한 소회를 밝힌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장시간 승부에 뼈아픈 반집 역전패를 당하고 나온 마당이었으나 신진서 얘기를 꺼내자 이내 표정이 달라졌다. 또렷하게 이 한마디를 한 다음 추가로 다음의 말을 덧붙였다.

▲ 1988년 13세 때 한 해 88.24%(75승10패)의 경이적인 승률 기록을 세웠던 이창호 9단. 신진서 9단은 희한하게도 그 때와 똑같은 전적으로 타이기록을 이룬 후 올해 마지막 대국에서 한 판을 더 이겼다.


"90% 승률도 넘을 수 있었는데...내년에는 더 잘할 것이라 봅니다."

자신의 기록이 깨진 데 대한 아쉬움 같은 건 전혀 없고 오히려 더 큰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는 반응. "더 잘할 것"이라 힘줘 말한 대목에선 대선배의 후배를 향한 짙은 애정이 느껴졌다. 전날 신진서 9단이 "이창호 사범님의 기록을 깬 것이 기쁘기도 하지만 약간 죄송스럽기도 하다"고 말한 데 대한 화답이자 격려의 메시지로 들렸다.

이와는 별개로 이창호 9단은 이날 5년 만에 부활을 알린 명인전에서 최정 9단과 함께 후원사 시드로 본선에 직행하는 것이 확정됐다. 명인전에선 두 차례의 6연패 포함 총 13회 우승 경력이 있는 이창호 9단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탓(?)...단명국 속출했던 외다리 대결

한편 나란히 1승3패를 기록 중인 전통의 두 팀이 벌인 크리스마스 대결에선 포스코케미칼이 정관장천녹을 3-2로 눌렀다. 이른 귀가 본능(?)이 작용했을까. 중위권이냐, 하위권이냐의 외다리 승부에서 세 판이나 단명국이 펼쳐진 것이 이채를 띠었다. 종료시간도 밤 9시 59분으로 이번 시즌 들어 가장 빨랐다.

이긴 선수는 순서 상으로 이창석, 문유빈, 박건호, 변상일, 김명훈 순. 이창석 6단이 이동훈 9단을 163수 만의 불계승으로 꺾은 포스코케미칼은 박건호 4단의 '반집'으로 승기를 잡은 다음 변상일 9단이 백홍석 9단을 167수 만의 한판승으로 돌려세우며 크리스마스 축배를 들었다.

▲ 이창석 6단(왼쪽. 25위)의 최근 상승세는 놀랍다. 지난 경기에서 박영훈 9단, 이영구 9단을 거푸 꺾은 데 이어 이날은 랭킹 5위의 강자 이동훈 9단마저 단명국으로 뉘였다. "실력은 는 게 없는데 자꾸 이기면서 자신감이 붙어가는 것 같다"는 개인적 소감이 있었다.


26일엔 바둑메카의정부(3승1패)와 한국물가정보(4승)가 5라운드 3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설현준-강동윤(1:0), 김지석-박하민(3:1), 박상진-안정기(0:2), 이원영-허영호(5:2), 문민종-신민준(0:0,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0~2021 KB리그의 팀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 승패에 따라 장고판은 360만원과 70만원, 속기판은 320만원과 60만원의 대국료를 지급한다.

▲ 장고 A: 각 2시간, 장고B: 각 1시간, 속기: 10분, 40초 초읽기 5회


▲ 정관장천녹은 오픈된 것이나 다름 없는 포스코케미칼의 장고전문 두 선수(박건호, 이창석)를 겨냥해 이창호 9단과 이동훈 9단을 투입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 지난 1월의 바둑리그에서 최철한 9단을 꺾은 문유빈 4단(오른쪽)이 또 한번 승리하며 '독사'에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 변상일 9단(오른쪽)이 어릴 적 자신을 지도했던 백홍석 9단을 상대로 1시간 14분 만에 한판승, 상대전적 2승2패의 균형을 이뤘다.


▲ 우리 나이 서른에 치른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던 최광호 3단(왼쪽)은 두 경기째부터 가시밭길이다. 이날은 김명훈 7단에게 일찌감치 망하다시피 하며 네 경기 연속 패배. "이길 때와 질 때의 편차가 너무 심한 게 문제"라는 자기 반성이 있었다.


▲평소와 달리 텅 빈 포스코켐텍 검토실. 이상훈 감독은 "코로나 문제도 있고 해서 퓨처스 선수들에게 나오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 최명훈 감독이 자리를 비운 정관장천녹은 더욱 썰렁했다. 같이 방송을 한 관계자의 코로나 확진으로 급히 진단 검사를 받고 집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전언이 있었다.


▲ "상대 주장과 대결한 만큼 부담이 없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이창석 6단(왼쪽)과 "이창호 9단에겐 계속 안 좋았는데 괜찮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 것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낸 박건호 6단.


▲ 낮에 모 사이트가 주최한 인터넷 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의 양딩신 9단과 대결한 변상일 9단. 결승 3번기 중 1국은 패배. 내일과 모레 열리는 2국과 3국을 모두 승리한다면 우승상금 1억2천만원을 획득하게 된다. 준우승 상금은 약 4천만원.


▲ 연간 최고 승률 기록은 후배에게 넘겨줬지만 '농심배 30연승'의 찬란한 띠는 여전히 두르고 있는 이창호 9단. 13억 중국을 발 아래 놓은 광개토대왕이자 '바둑의 이순신'이며, 바둑 5천년사에 다시 없을 위대한 신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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