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뉴스

박정환의 화성시, 대역전 스매싱

등록일
2019-11-24
조회수
1747
▲ 쉬운 승리란 없다는 것을 보여준 최종 4국. 중반까지 한승주 6단의 파워에 밀려 고전하던 박정환 9단(오른쪽)이 톱랭커의 관록을 보여주며 역전승, 대역전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졌지만 최선을 다한 한승주나 끝내 승리를 거머쥔 박정환 모두 만족스러웠을까. 복기 과정에서 미소가 흘러나왔다.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8라운드 3경기
화성시코리요, 홈앤쇼핑에 3-2


또 한번 '2패 후 3연승'이 나왔다. 23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1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8라운드 3경기에서 화성시코리요가 홈앤쇼핑에 두 판을 내준 후 내리 세 판을 따내는 역전극을 펼쳤다.

'2패 후 3연승'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 대역전 스코어. 지난 시즌에는 단 한 차례뿐이었는데 올 시즌 들어선 벌써 세 차례나 나오고 있다. 4라운드의 Kixx, 5라운드의 홈앤쇼핑이 앞서 대역전극을 쓴 주인공들.

▲ 위냐 아래냐의 기로에 선 3승3패의 두 팀이 반환점을 앞두고 사력을 다한 승부를 펼쳤다.


양 팀이 1~5지명을 분산 배치한 오더는 체급 차이가 나는 4국(박정환-한승주)을 제외하곤 모두 동급 대결의 성격을 띠었다. 홈앤쇼핑으로선 이 네 판 중에 세 판을 가져오는 것이 지상과제. 그러자면 전반부 1~3국에서 두 판을 가져와야 했는데 출발이 기대 이상이었다.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끝난 두 판의 장고대국에서 먼저 팀의 막내 심재익 3단이 화성시코리요의 퓨처스 홍기표 8단의 대마를 잡으며 169수 만에 판을 끝냈다. 이어 1지명 이영구 9단 역시 원성진 9단의 거대한 대마를 잡으며 129수 만에 불계승. 두 판 다 이례적인 압승에 저녁 8시가 되기도 전에 선제 2승을 거둔 홈앤쇼핑은 승리를 목전에 둔 듯 보였다.

▲ 승부판으로 지목된 양 팀 1.2지명 대결에서 올 시즌 두 번째로 장고대국 외출을 한 이영구 9단(왼쪽)이 AI도 예상 못한 독수 한방으로 원성진 9단의 대마를 포획했다. 이영구는 상대전적 9승9패의 균형을 맞추며 시즌 4승3패. 원성진은 최근 5연패(시즌 1승6패)로 시름이 깊어졌다.


일찌감치 패배의 위기에 몰린 화성시코리요는 3국 최재영의 승리로 한숨을 돌렸다. 5지명 맞대결에서 한태희 6단을 상대로 물샐틈 없는 완승을 거뒀다. 대역전으로 가는 사다리가 놓였다.

후반 4국과 5국은 예상과는 딴 판의 진행이 펼쳐졌다. KB리그 해설진 3인방이 모두 김명훈 7단의 승리를 점친 5국은 일찌감치 송지훈 5단의 압승으로 굳어가고 있는 반면, 박정환의 쉬운 승리가 예상됐던 4국에선 랭킹 36위의 한승주 6단이 놀라운 선전을 펼치고 있었다.

▲ 중반 126수 시점의 상황. 화면 우측 상단 4개의 AI가 일제히 8대 2 이상 백(한승주)의 우세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 보인다.


한승주로선 자신의 장기인 난전으로 박정환을 몰고 간 유감없는 한 판이었다. 중계석에선 "한 수 삐끗하면 낭떠러지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시즌 해설하면서 가장 어려운 바둑이다"라는 박정상 해설자의 비명이 연신 터져나왔다.

이 위기를 박정환 9단이 관록으로 극복해냈다. 끊임없이 한승주 6단을 어지럽고 어렵게 만든 끝에 상전벽해의 대바꿔치기를 통해 승리를 굳혔다. 송지훈의 승리로 2-2로 따라붙은 상황에서 자신의 손으로 대역전을 마무리했다.

▲ 우변 접전에서 일찌감치 회복 불능의 치명상을 입은 김명훈 7단(오른쪽). 이후 두 수 늘어진 패를 버티며 사력을 다했지만 송지훈의 자세에선 피 한방울 나지 않았다.


화성시코리요는 짜릿한 대역전의 기쁨과 함께 4승3패로 선두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홈앤쇼핑은 3승4패를 기록하며 7위로 순위가 내려앉았다. 5라운드에서 대역전으로 3연승을 거둔 기쁨이 8라운드에서 대역전으로 3연패를 당하는 아픔으로 돌아온 것. 두 경기 모두 한승주가 최종 주자였던 점도 아이러니했다.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24일 Kixx(4승3패)와 한국물가정보(4승2패)가 8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정서준-박하민, 백홍석-허영호, 강승민-강동윤, 김지석-신민준, 윤준상-민상연(이상 앞이 Kixx).

▲ 장고 A: 2시간, 장고 B: 1시간, 속기 10분.




▲ 예상과 결과가 또 뒤바뀐 'KB익스프레스' 화면. 그 배경에 송지훈의 '숨은 수훈'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 이제는 화성시코리요의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듯한 홍기표 8단(왼쪽)과 그를 상대로 다섯 경기 만에 마수걸이 승리를 거둔 심재익 3단.


▲ 개막전 패배 후 작심한 듯 승리를 이어가고 있는 최재영 5단(왼쪽)이 한태희 6단을 물리치며 6연승을 달렸다. 신진서 9단의 7연승 바로 밑에 위치한 6승1패는 지난해의 3승10패와 비교하면 같은 사람의 것이라 믿기 힘든 성적.


▲ 2지명 원성진의 부진을 5지명 최재영이 메우며 꾸준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화성시코리요. 다음 9라운드의 상대는 정관장 황진단이다.


▲ 뼈아픈 패배를 당했지만 고대하던 심재익의 첫승이 터진 것이 위안인 홈앤쇼핑. 전반기 마지막인 다음 9라운드에선 사이버오로와 대결한다.


▲ "박정환 선수 판을 중반에 거의 포기하다시피 보고 있었는데, 박정환 선수는 역시 세계 1위 선수답게 잘 해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박지훈 감독)

"올해 목표가 '작년보다 잘 하자'였는데 이미 미룬 것 같아 마음이 편하고 후반기에 반타작 정도만 하면 팀이 우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재영 5단).










주소 : 서울시 성동구 마장로 210 전화 : 02-3407-3800 팩스 : 02-3407-3875 이메일 : webmaster@baduk.or.kr 사업자등록번호 : 206-82-03412 출판 : 1967년 7월 7일 등록(라-906호)
(재)한국기원 대표자: 임채정
ⓒ 2010 ~ 2019 KOREA BADUK ASSOCI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