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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장외 홈런'...박하민, 박정환도 꺾었다

등록일
2018-08-10
조회수
786
계가 직전 박정환이 패배를 시인했다. 가슴이 마구 쿵쾅거렸을 순간에도 박하민의 표정은 담담해 보였다. 중계석에선 "초대박이 터졌다"는 말이 나왔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1경기
한국물가정보, 화성시코리요에 3-2 승
박정환, 박하민에 덜미...7연승 좌절


이젠 할 말이 없다. '돌풍'이니 '스타 탄생'이니 하는 단어들도 자꾸 쓰면 식상해진다.

스무살 신예 박하민 4단이 올 시즌 세 번째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이번엔 톱랭커를 상대로 한 '장외 홈런'이다. 9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2경기에서 '불패의 아이콘' 박정환 9단을 꺾었다.

1라운에서 김지석 9단, 2라운드에서 이세돌 9단을 연달아 꺾은 데 이어 부동의 1위 박정환 9단마저 꺾으면서 '반란'의 정점을 찍었다. 박하민의 랭킹은 시즌 초반 보다는 많이 올라왔지만 여전히 아득한 49위.

▲ 인공지능을 열공하는 박하민(오른쪽)은 "그 어떤 상대라도 인공지능보다는 약하다고 생각하기에 자신감을 갖고 둔다"고 말한다.


올해는 2015년 입단한 박하민에게 바둑리그 데뷔 원년이다. 지난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던 그를 한국물가정보 한종진 감독이 5지명으로 발탁했다. 박하민이 호명된 드래프트 선수선발식장에선 술렁거림이 일었다. 박하민 스스로도 "내가 뽑힐 거라곤 전혀 생각치 못했다"고 토로했을 정도로 파격이자 일종의 모험이었다.

박정환과는 햇병아리 시절 바둑리그에서 패한 이후 3년 만의 대결. 올 시즌 처음 출전한 장고판에서 백을 들고 놀랍도록 팽팽한 진행을 펼쳐보였다. 중반 들어선 이미 눈터지는 반집 승부가 예상됐고, AI의 승부예측도 그 반집을 놓고 정신 없이 오락가락했다.

▲ 종국 직전 자신의 반집패를 확인하고 머리에 손을 얹은 박정환. 거꾸로 반집을 이길 딱 한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찾지 못했다.


계가 직전 박정환이 패배를 시인했다. 가슴이 마구 쿵쾅거렸을 순간에도 박하민의 표정은 담담해 보였다. 중계석에선 "초대박이 터졌다"는 말이 나왔다.

-박하민, 이세돌.김지석에 이어 박정환도 격파
-한국물가정보, 두 번의 반집승으로 3연패 탈출


박하민의 승리는 팀 스코어 1-1에서 터진 결정타였다. 아니, 그랬어야 마땅했다. 한국물가정보엔 1지명 신민준이 남아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날의 운세는 묘했다. 박정환이 그랬듯 신민준도 상대 5지명 류수항에게 덜미가 잡히는 일이 벌어졌다. 이래서는 다시 2-2. 결국 승부는 최종국까지 치달았고, 마지막에 박건호가 최재영을 상대로 또 한 번 반집승을 거두면서 한국물가정보의 3-2 승리가 결정됐다. 밤 11시 종료. 4시간 반 동안 열정을 쏟아 중계한 송태곤 해설위원의 입에서 "파란만장했다" "내가 이렇게 계가를 많이 할 줄은 몰랐다"는 말이 나왔다.

▲ "선수들이 잘 해줘서 다시 기회가 생긴 만큼 후반기에는 힘을 내겠다."(한종진 감독)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나서 그냥 내 바둑을 두고자 했다. 운이 좋았다."
"-(벌써 1지명만 네 명을 상대했다. 오더에 대한 불만은 없었는지) 지금까지는 괜찮았는데 이번엔 좀 그랬다^^;; 그래도 이기니 기분은 훨씬 좋다."
"최근 두 번을 지면서 10승 달성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목표를 향해 달려야겠다."(박하민)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10일 정관장 황진단-신안천일염의 7라운드 2경기로 이어진다. 신진서-이세돌의 빅매치가 준비돼 있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60만원(장고 400만원), 패자는 70만원(장고 80만원)을 받는다.

▲ 기선 제압이 걸린 데다 승부판이기도 해서 송태곤 해설자가 '어마어마하게 영향을 끼칠 판"이라고 했던 2지명 맞대결. 강동윤 9단(왼쪽)이 원성진 9단을 180수 불계로 제압하며 상대전적의 격차를 13승17패로 좁혔다. "돌고 돌아 결국 이 판이 승부판이었던가요(?)" 나중에 이 판의 가치를 다시 조명해 준 최유진 캐스터.


▲ 5라운드에서 이세돌 9단을 꺾는 등 물오른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송지훈 4단(왼쪽)이 허영호 9단과의 첫 대결에서 승리.


▲ 랭킹이나 지명도에선 비교가 안 되지만 상대전적(3승2패)에서 만큼은 앞선 류수항 6단이 신민준 9단을 꺾었다. 신민준은 초반 3연승 후 4연패. "공격형인 신민준의 스타일이 지구전 체질의 류수항에겐 영 안 먹히는 것 같다"는 얘기가 중계석에서 나왔다.


▲ 초반에 크게 유리했다가 나중엔 역전 당하는 흐름으로 몰렸던 박건호 3단(왼쪽). 천신만고 끝에 반집을 남기고선 가슴을 크게 쓸어내렸다.


▲ 화성시코리요는 모처럼 이소용 캐스터(왼쪽)까지 나와 부군(원성진 9단)팀에 응원을 보냈지만 두 번의 반집패에 울어야 했다.


▲ 검토실에 오자마자 반집 이기는 수순을 놓아 보이며 아쉬워하는 박정환(오른쪽).


▲ '잘 뽑은 5지명 하나가 웬만한 1지명 보다 낫다'는 KB리그의 속설이 실감 나는 한국물가정보. 5지명 박하민이 팀내 최다승(5승2패)으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 전기보다 한 팀이 줄어든 올해는 페넌트레이스 일정도 짧아졌다. 경기수가 줄어든 만큼 한 경기, 한 판이 더 소중해졌다. 매 경기 결과에 따른 순위 변동폭도 커서 롤러코스터를 뺨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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