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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 이끈 김지석 "믿음을 주는 주장이 되고 싶다"

등록일
2016-06-27
조회수
1618
▲ 신안천일염 주장 이세돌이 빠진 상태에서 사실상의 양팀 주장 대결이 된 3국. 자신마저 패하면 팀이 큰 위기를 맞는 상황에서 Kixx의 주장 김지석이 조한승을 상대로 절절한 역투보를 펼쳐보였다. 이후 이 승리에 자극 받은 후속 주자들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Kixx가 4-1로 승리.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4경기
Kixx, 이세돌 빠진 신안천일염 맹폭

5명이 한 팀이 되어 싸우는 KB리그에서 주장(1지명)의 성적은 팀 성적과 직결한다. 이번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정관장 황진단과 최하위로 추락한 포스코켐텍이 그 좋은 예. 정관장 황진단의 경우 신진서가 5전 전승으로 개인 다승 선두를, 반면 포스코켐텍 주장 최철한은 1승4패로 밑바닥을 헤매고 있다. 야구가 종종 '투수 놀음'이란 소릴 듣듯이 KB리그 또한 '주장 놀음'이라 불러야 마땅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

이런 상황에서 Kixx의 주장 김지석이 "믿음을 주는 주장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했다. 평소에는 흩어져 활동하다가 시합 때만 팀을 이루는 KB리그에서 팀원들의 주장에 대한 믿음은 실력으로 보여줘야 가능한 것. 리그가 곧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나온 그의 발언은 올해 달라진 자세로 팀 우승과 개인 MVP에 도전하겠다는 강한 자신감의 우회적 표현으로 들렸다.


▲ 목진석은 이번 시즌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를 '우주류'로 정한 듯하다. 이날도 흑번 3연성에 이은 대모양 작전을 편 다음 중반 급습 한방으로 승리를 갈무리.


26일 저녁 바둑TV에서 벌어진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4경기에서 Kixx가 신안천일염을 4-1로 눌렀다. 지난 경기를 쉰 4지명 김기용까지 모처럼 주전 전원이 뭉친 Kixx는 주장 김지석의 동점타를 신호탄으로 2지명 윤준상과 3지명 허영호, 그리고 5지명 최재영까지 동참하며 대승을 거뒀다.

시작은 Kixx가 불안했다. 김기용이 자신의 천적처럼 군림하는 목진석(상대 전적 1승4패)을 만나 쉽게 선제점을 내줬다. 설상가상 문제는 3국. 초반 순조로운 흐름을 이어가던 김지석마저 조한승의 무시무시한 반격에 흔들리면서 Kixx팀 검토실이 느끼는 불안감은 점점 고조되어만 갔다. 3승이면 팀 승리가 결정되는 KB리그 경기에서 초반 2패는 사실상 승리가 물건너가는 것을 의미한다.


▲ 제1국(장고). 허영호(오른족)가 끈질긴 안정기의 추격을 반집차로 따돌리고 결승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김지석이 분연히 팔을 걷어 부쳤다. 천지가 소용돌이 치는 것 같은 패싸움의 와중에서 자기 팔을 자르듯 우변 대마를 포기한 다음 우하귀의 패도 또 버텨냈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승부처인 좌변에서의 놀라운 '선택'이었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도무지 좋은 답이 나올 것 같지 않은 상황. 승부를 이어간다 해도 얼마나 가시밭길을 가야할지 모르는 괴로운 갈림길에서 김지석의 대담한 사석작전이 승부를 갈랐다.

"아니 패도 아니고 귀가 그냥 죽었나요(?) 김지석 9단 착각을 했나요(?)" 중계석의 이희성 해설위원 조차 절망적이라는 듯 비명을 질렀던 장면. 하지만 잠시 후 냉정한 눈으로 계가해 보니 김지석의 판단이 옳았고, 반상은 어느새 확실한 흑의 우세로 돌변해 있었다. 대마나 귀는 절대 죽이면 안 된다는 고수들의 통념을 깨는, 김지석의 한 차원 높은 형세판단이 빚어낸 대반전 드라마였다.


▲ 승리 후 마이크를 잡은 Kixx의 1지명 김지석과 2지명 윤준상.
(김지석)"실리로 쉽게 갈 수 있는 바둑을 어렵게 만들어 괴로웠다. 팬들의 입장에선 재밌었겠지만 스스로는 전혀 재미가 없었다" "좌상귀는 패가 나든지 죽든지 신경을 안 썼다"(웃음) "개막식에서 얘기했듯이 믿음을 주는 주장이 되고 싶다. 항시 3,4위로 힘들게 갔는데 올해는 편안하게 올라갔으면 좋겠다"
(윤준상)"우변 타개는 자신이 있었다. 신민준 선수가 너무 무리하게 잡으러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칫 꺼질지도 모르는 촛불을 환하게 밝힌 주장의 승리는 후속 주자들의 잇단 승전보로 이어졌다. 이어진 후반 속기전에서 윤준상이 불과 104수만에 신민준의 항서를 받아내는가 하면, 허영호는 어려운 끝내기 과정을 견뎌내며 꿋꿋이 반집을 지켜냈다. 막내 최재영까지 불리한 바둑을 뒤집으며 승리한 Kixx는 서로 "잘했다"를 연발하며 주말의 대승을 맘껏 자축했다.

승리한 Kixx는 시즌 첫 연승과 함께 3승2패로 3위에 랭크됐다. 1지명 김지석이 4승1패를 기록하며 다승왕 경쟁에 뛰어들었고, 5라운드까지 정확히 팀 성적과 동행한 2지명 윤준상과 3지명 허영호가 3승2패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반면 신안천일염은 주장 이세돌이 빠진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2승2패로 6위. 지난 경기에서 포스코켐텍을 상대로 나란히 승리했던 퓨처스선수 안정기와 유병용도 이날만큼은 불같이 일어선 Kixx 선수들의 기세를 당해내지 못했다.


▲ 지난해 다승왕(13승3패)과 우수상(10승4패)수상자의 만남. 하지만 신민준(오른쪽)의 무리한 공격이 화를 부르면서 보기 드문 단명국이 되고 말았다. 중국리그에서 돌아오자마자 충격의 패배를 당한 신민준은 아직 승점이 없는 상태에서 3패째. 이희성 해설위원은 "페이스를 끌어 올리는 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이리하여 5라운드의 네 경기가 끝이 났다. 선두는 4승1패의 정관장 황진단이고 2위는 3승1패의 SK엔크린. BGF리테일CU와 포스코켐텍이 l승만 건지며 하위권에 머문 가운데 화성시코리요 등 4팀은 2승으로 중위권에 포진한 구도. KB리그는 다음주 세계대회 일정으로 한 주를 쉰 다음 7월 7일 화성시코리요와 한국물가정보의 경기를 시작으로 6라운드의 포문을 열어젖힌다.

기전 총규모 34억원의 2015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순위를 다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마지막 최재영(오른쪽)의 마무리가 인상적이었던 5국. 제법 유리했던 바둑을 순간의 방심으로 역전당한 유병용의 아쉬움이 컸다.






▲ 시즌 첫 연승과 함께 3위로 올라선 Kixx. 지난 2라운드에서 백홍석에 무기력하게 당한 패배를 떨쳐낸 때문인지 김지석의 표정도 시종 밝았다.



▲ 2지명 조한승과 4지명 신민준이 중국 을조리그에서 돌아왔는데도 불구하고 여간해선 없는 대패를 당한 신안천일염. 이세돌이 없을 때 더 잘하는 팀이라는 명성에도 살짝 금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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