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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팀에 일격 가한 김영삼 감독 "갈 길이 멀다"

등록일
2018-07-20
조회수
1620
▲ 이젠 이길 때가 되었을까. 최대 승부처인 2국에서 김명훈 6단에게 4전 4패(바둑리그 3전 3패 포함)만을 당해 왔던 박영훈 9단이 첫승을 거두며 BGF의 승리를 견인했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1경기
BGF, 정관장 황진단에 3-2 승


정관장 황진단과의 경기가 있는 19일 아침, BGF 김영삼 감독은 이례적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 하나를 올렸다. 내용은 간단했다. '바둑리그도 퓨처스리그도 아슬아슬한 공동 2위 ㅎㅎ'라고 심경을 표현한 다음 그 밑에 '1강 7중'을 두 번이나 반복해 썼다.

'1강 7중'이 김 감독이 보는 올 시즌의 판도를 의미한다는 것은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 '절대 강자' 포스코켐텍을 제외하곤 다들 전력이 비슷한 만큼 끝까지 경계를 풀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이 됐다.

▲ 자신이 6년이나 몸담았고 우승까지 시킨 팀과의 대결을 앞두고 마음을 다잡자는 의미였을까. 김 감독은 이 글에 이어 '실패는 없다'라는 짤막한 한마디를 다시 올렸다.


이런 김영삼 감독의 의지가 선수들에게 전염됐을까. 올 시즌 선수 전원을 교체하고 새출발을 선언한 BGF가 놀라운 성적을 그려가고 있다. BGF는 1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1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정관장 황진단을 3-2로 꺾었다.

BGF는 2016년에 창단한 KB리그의 막내 구단. 2년 연속 6위에 머물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아쉬움을 올해 한 걸음씩 달래가고 있다. 3라운드에서 한국물가정보에 당한 패배를 서둘러 갈무리하고 4,5라운드를 연승하면서 4승1패, 중간 성적 단독 2위다. 선두는 '반칙팀'이란 소릴 듣는 포스코켐텍(4승).

▲ 밖은 열대야로, 경기장 안은 풀세트 접전으로 뜨거운 밤이 됐다.


열대야 속에서 매판 땀이 줄줄 흐르는 경기가 펼쳐졌다. 지난 라운드에서 Kixx에 당한 영봉패의 아픔을 씻고자 정관장 황진단도 필사적이었다. 그 서슬 앞에 BGF는 지난 라운드에서 겪을 뻔한 대역전패의 악몽을 다시 떠올려야 했다.

전반부의 두 판에서 설현준 4단과 박영훈 9단이 연승할 때엔 승리가 쉽게 잡히는 듯 보였다. 동시에 시작한 장고판(신진서-진시영)은 내준다 치더라도 후반부 두 판 중 한 판은 못 가져오랴 싶었다. 후반 4국(조한승-한승주)은 조한승 9단이 상대 전적에서 5승1패의 압도적 우위, 5국(김승재-박진솔)의 경우는 1승1패로 대등했지만 올 시즌 확연히 달라진 김승재 8단(4연승)의 컨디션을 믿어볼 만했다.

▲ 낮의 농심배 선발전에서 강동윤 9단에게 패한 신진서 9단(왼쪽)과 장고대국에서 올 시즌 첫 출전 기회를 잡은 진시영 8단. 신진서 9단이 장기인 전투 없이 담담하게 우세를 이어가자 중계석에서 "쉬는 듯 두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236수 신진서 백 불계승).


정관장 황진단이 한 판을 따라붙은 상태에서 한승주 4단이 중반 들어 단번에 승기를 잡으면서 대역전의 기운이 움텄다. 그 시점 박진솔 8단은 김승재 8단을 상대로 쉽게 지지 않을 형세를 구축해놓고 있었다. 2패 후 3연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정관장 황진단 진영이 출렁거렸다.

▲ 후반 4국. 자신의 수읽기만 믿고 서둘러 결정타를 날리려다 실족한 한승주 4단(오른쪽)이 괴로워하고 있다.


문제는 승리를 눈 앞에 둔 한승주 4단의 태도였다. 차분히 마무리하면 변수가 없었을 바둑을 서둘러 끝내려다 치명적인 역습을 허용했다. 하변 백대마를 잡으려고 그물망을 친 흑돌들이 우드득 끊기면서 거꾸로 잡히는 사단이 벌어졌다. 피해가 너무 커서 더 둘 수가 없었다(172수 조한승 백 불계승). 이 때가 밤 10시 15분. 대역전의 꿈에 부풀어 있던 정관장 황진단으로선 너무 이르고 허망한 종말이었다(BGF 3-1 승).

▲ 김영삼 감독(오른쪽)은 이날 특별한 감정 표현을 하지 않았다. 후반의 긴박한 상황속에서도 안조영 9단과 대화하며 덤덤히 수순만 따라갔다. 경기가 끝나고 심정을 묻는 질문엔 "우리 팀이 이기긴 했지만 계속 3-2라 아슬아슬하다"는 말로 핵심을 피해갔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20일 SK엔크린(4패)과 한국물가정보(3승1패)의 5라운드 2경기로 이어진다. 이 경기를 지면 올 농사를 일찌감치 접어야 하는 SK엔크린으로선 사생결단의 승부. 하지만 지난 라운드에서 포스코켐텍에게 영봉패를 당한 한국물가정보도 단단히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어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이번 라운드에서 유일하게 1지명 맞대결이 성사된 이영구-신민준 전이 최대 승부처이자 볼거리. 상대 전적에서 이영구가 2전 2승으로 앞서지만 하나는 4년 전,하나는 지난해의 기록이라 큰 의미는 없다.

▲ 20일부터 중국서 열리는 '도교명산배'에 최철한 9단과 같이 출전하는 이창호 9단(오른쪽). 이날 체력을 감안해 쉬는 쪽을 택했지만(퓨처스 송규상 3단에게 기회가 갔다), 검토실에 일찌감치 나와 팀 승부를 지켜보는 성의를 보였다.






▲ 퓨처스리그에서 유일하게 전승(4승)을 달리고 있는 송규상 3단(20)이 한 살 아래인 설현준 4단(19)을 상대로 KB리그 데뷔전을 치렀지만 2집반차로 패했다.


▲ 낮의 농심배 선발전에서 안국현 8단에게 패하며 최근 8연승의 흐름이 끊긴 김승재 8단(오른쪽). 그 여파 때문인지 박진솔 8단에게 다소 무력한 패배를 당했다. 자신이 지면 팀도 지는 줄 알았다가 나중에 사실을 알고 나선 하루 2패의 아픔도 잊은 채 활짝 웃었다.


▲ 4승을 했지만 2승의 Kixx와 개인 승수에서 1승 차이 밖에 나지 않는 BGF. 김영삼 감독이나 팀 프론트 입에서 "꾸역꾸역 이겨가곤 있지만 아직은 불안하다. 매 경기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하다"라는 말이 나왔다.


▲ 직전 라운드의 영봉패를 회복하지 못하고 연패를 당한 정관장 황진단(2승3패). 지난해 보여준 질풍노도의 기세가 자취를 감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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