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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묘수' '역대급 최장 시간'...뜨거웠던 물가의 비상

등록일
2017-08-26
조회수
1660
▲ 화성시코리요에 전반기 때 당한 패배를 고스란히 돌려주며 3연승을 달린 한국물가정보 한종진 감독(사진 오른쪽)과 팀원들이 환한 얼굴을 하고 있다.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0라운드 2경기
한국물가정보, 화성시코리요에 4-1 승


왜 이 팀이 이렇게 부진할까. 늘 의문부호를 던져줬던 한국물가정보가 움츠렸던 날개를 활짝 폈다. 한국물가정보는 25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KB리그 8라운드 3경기에서 화성시코리요에 4-1 대승을 거뒀다.

팀 개막전서 당한 패배를 고스란히 돌려준 것이자 3경기 연속 대승이다. 8라운드에서 Kixx에 4-1로 승리하며 4연패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다음 9라운드에서 BGF리테일CU를 상대로 5-0 완봉승. 그 기세가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또한 팀 3연승은 2015년 창단 이후 처음이다. 4연패를 당했던 팀이라곤 믿기지 않는 대반전. 스스로도 극적이란 생각이 들었을까. 한종진 감독은 "우리도 이럴 때가 있네요"라고 말하며 기쁨을 억누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 랭킹 16위와 78위의 만남. 중량감에서 큰 차이를 보였던 대결에서 원성진(오른쪽)이 올 시즌 처음 등판한 퓨처스 선수 이형진을 상대로 깔끔한 선제점을 올렸다.


박정환과 박영훈, 양 팀 주장이 몽백합배 출전으로 나란히 빠진 경기. 하지만 박정환이 빠진 화성시코리요쪽의 전력 누수가 아무래도 더 컸고 한국물가정보는 그 공백을 찔렀다.

동지명 대결 세 판에 2지명-퓨처스 선수간 크로스 대결. 공표된 오더는 일견 흥미롭고 팽팽해 보였다.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컨디션에서 극명한 차이가 났다. 박정환이 있어도 힘든데 없으니 더욱 힘이 빠졌다. 반면 누구나 1승을 할 수 있는 호기를 만난 물가정보 선수들은 펄철 날랐다.

가장 먼저 끝난 3국에서 2지명 원성진이 쉬운 선제점을 올렸다. 화성시코리요는 2지명 강유택이 300수가 넘는 접전 끝에 간신히 이원도를 제압했지만 거기까지였다.

▲ 98년생 송지훈과 99년생 설현준. 은근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는 5지명 루키들의 첫대결(장고대국)에서 설현준(오른쪽)이 승리했다.


승패의 분수령이자 차세대 유망주들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장고대국에서 설현준이 리드를 잡았다. 이어진 3지명 맞대결에서 안국현이 최재영을 제압한 한국물가정보는 마지막에 한태희의 추가점까지 터지며 또 한 번의 대승을 자축했다.

▲ 팀 승리를 결정한 안국현(왼쪽)은 최근 3연승으로 완전히 살아났다. 새내기 3지명 최재영은 1승 후 7연패.


한편 강유택-이원도전은 이원도의 절절한 사투가 300수가 넘도록 이어져 보는 사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랭킹이나 지명도, 상대 전적(1승4패) 등 모든 면에서 불리한 이원도가 영화 '다이 하드'의 주인공처럼 온몸이 으깨져라 분투하는 광경을 지켜본 현장의 반응을 아래에 옮긴다.

"처절하네, 처절해"(양상국 심판위원)
"승패를 떠나 이런 대타가 존재한다는 자체가...말이 안 나오네요"(송태곤 해설위원)
"앞으로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최유진 캐스터)

일찌감치 대마가 잡혀 패색이 짙었던 바둑을 이원도가 묘수로 반전시키면서 바둑은 전판이 아수라장. 급기야 250수를 넘긴 시점에서 실시간 스코어가 '55대 45 이원도 우세'를 가리키자 양 팀 검토실은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 다급한 상황에 모니터 앞으로 몰려든 화성시코리요 검토진.


▲ 흑1은 강유택이 '이만 끝내자'고 둔 수. 계속해서 백2~11까지 되서는 승부 끝으로 보였는데 이 때 백12로 일선을 젖힌 것이 이원도가 준비한 묘수였다(강유택의 우하귀 흑13 시간 연장수가 이 수를 봇봤다는 것을 말해준다).
흑이 16의 곳을 차단하는 것은 15의 곳을 백이 두어 흑 사망. 하는 수 없이 강유택은 좌하귀 흑가로 뛰어 백을 잡으러가는 것은 노리면서 흑19,21로 나가 끊었고, 이 때부터 전판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막판에 서로에게 끝낼 찬스가 여러 번 있었던 승부. 그것이 결국 미세하게 흘러갔고 마지막에 냉정을 찾은 강유택이 재차 1집반 역전승을 이뤄냈다. 이 때가 저녁 9시 17분. 속기 대국으로 무려 2시간 47분이 걸린 판은 역대 두 번째의 최장 대국으로 기록됐다(역대 최장 기록은 2012년 박정상-이원영의 3시간).

▲ 극적 승부의 끝은 이랬다. 왼쪽이 이원도, 오른쪽이 강유택.


강유택-이원도 역대 두 번째 최장 대국 펼쳐
박정환의 화성시코리요, 충격의 최하위
기세 탄 한국물가정보...이창호 9단 "반드시 올라온다"


한국물가정보(4승5패)는 한 때 8위였던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렸다. 송태곤 해설자는 "한국물가정보의 기세가 살아났다"는 말과 함께 얼마 전 만난 이창호 9단이 한국물가정보의 전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포스트 시즌에 반드시 올라올 것"이란 말을 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 "(GS칼텍스배를)우승하고 세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안국현.왼쪽)

"(현재 3승4패인데) 50%는 넘기고 싶다" "같은 또래나 선배들이나 다들 세다고 생각해서 똑같은 마음으로 두고 있다"(설현준.오른쪽)


26일엔 8연승의 선두 정관장 황진단과 13일엔 7위(3승5패) BGF리테일CU가 10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김명훈-안정기(퓨), 한승주-이지현, 신진서-이동훈, 이창호-이창석(퓨), 박진솔-허영호(이상 앞이 정관장 황진단). 양 팀 1지명이자 차세대 예비 권력이라 할 신진서-이동훈 대결이 최대 관심판이자 볼거리. 상대 전적은 신진서가 2전 2승으로 앞서 있다.

▲ 한태희(오른쪽)가 김승재에게 당한 4전 4패를 끊어내며 3연승을 달렸다. 중반 이후 무력한 반면 운영을 펼쳤던 김승재는 2승7패. 송태곤 해설자는 "이럴 때는 시즌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밖에 생기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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