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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다시 두고 싶지 않지만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상대

등록일
2016-06-26
조회수
2,151
▲2016 하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이세돌 9단
이세돌 9단 인터뷰 동영상 보러가기


이세돌 9단이 26일 중국 톈진(天津) 메이장 회의 및 전시 센터(Tianjin Meijiang Conference and Exhibition Center)에서 열린 ‘2016 하계 다보스포럼(The summer Davos Forum)’에 참석했다.

‘제4차 산업혁명과 파생 효과’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 이세돌 9단은 ‘혁신의 재고’라는 세션에 참석해 지난 3월 열린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와의 맞대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현지시간 오후 3시 30분부터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세션에는 이세돌 9단과 함께 메이리 상하이공대 학장, 딜립 조지(Dileep George) 바이케어리어스(Vicarious) 설립자 겸 CTO, 예일대학 웬델 월러치(Wendell Wallach) 교수가 함께 자리했다.

이세돌 9단의 세션은 많은 관심을 끌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이 이어졌지만 세션 장소가 넓지 않아 상당수의 참가자들이 발길을 돌렸다.

이 자리에서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다시 두고 싶지 않지만 역설적으로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상대이기도 하다”면서 “창의적인 수를 많이 둔 알파고에 굉장히 놀랐고 직관과 통찰력이 아닌 계산만으로 바둑을 둘 수 있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9단은 “알파고의 한계는 바둑을 두고 있으면서도 인지를 하지 못하는 데 있는 것 같다”며 “사람과의 대국에서는 심리적인 동요가 있어 정답을 알고 있어도 다른 길을 둘 수 있지만 알파고는 동요가 전혀 없어 힘들었다. 4, 5국을 둘 때도 알파고는 자신이 3 대 0으로 이기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알파고가 아이들에게 바둑을 가르친다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저는 찬성할 것이며 다른 분야에서는 모르겠지만 바둑 쪽에서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세돌 9단을 초청하는데 애를 쓴 세계경제포럼 아시아태평양국 이주옥 부국장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국내에서도 제4차 산업혁명에 관해 인식전환의 계기가 된 것 같다”면서 “이9단의 경험과 대국결과를 통해 인공지능의 발전 단계를 보다 알기 쉽게 이해하길 바라며 이번 포럼에 참가한 세계적 CEO와 정부 관료들이 동양적이고 예술적인 바둑을 경영이나 정치 활동에 접목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세션 참가자들. 왼쪽부터 메이리 상하이공대 학장, 이세돌 9단, 딜립 조지 바이케어리어스 설립자 겸 CTO, 웬델 월러치 예일대학 교수


한편 세계경제포럼을 창설한 클라우스 슈바브(Klaus Schwab) 회장은 이세돌 9단에게 자신의 저서인 <제4차 산업혁명>을 친필 서명한 후 선물했다.

하계 다보스포럼은 중국이 스위스 다보스포럼처럼 세계 경제와 글로벌 이슈를 주도하기 위해 만든 국제회의로 2007년 다롄(大連)에서 첫 대회를 개최 한 이후 매년 다롄과 톈진을 번갈아 가며 열리고 있다. ‘2016 하계 다보스포럼’은 포럼 창설 10주년이 되는 해로 톈진에서 다섯 번째 개최되는 것이다.

이번 포럼에는 90여 개국의 정재계 인사를 비롯해 오피니언 리더 1500여 명이 참석했다. 국내 인사 가운데는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해 매경미디어그룹 장대환 회장, GS칼텍스 허세홍 부회장 등 정재계 인사 20여명이 참석했으며, 주최국인 중국은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비롯해 왕이(王毅) 외교부장, 완강(萬鋼) 과학기술부장, 쉬사오스(徐紹史)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진리췬(金立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재 등이 참석했다.

지난 6월 8일 응씨배 준결승전에 출전하기 위해 중국 우한(武漢)으로 출국했던 이세돌 9단은 이후 곧바로 우시(無錫)로 이동해 16일부터 25일까지 중국 을조리그 일정을 소화했고 26일 아침 일찍 상하이(上海)를 거쳐 톈진행 비행기에 오르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중국 을조리그에서 7승 1패의 성적을 거둔 이세돌 9단은 개인 통산 1200승을 달성했고, 소속팀 허난아태구락부(河南亞太俱樂部)를 3위에 끌어올리며 2017중국갑조리그에 진출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