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바둑

이사람1/GS칼텍스배 4강 돌풍 이호승

등록일
2019-06-28
조회수
605

이사람1/GS칼텍스배 4강 돌풍 이호승 四단

브라보! 나의 바둑 라이프



6년 전, 아마추어의 제왕이 입단 관문을 통과했다. 평생 목표였던 프로가 되자 앞으로 꽃길만 앞에 펼쳐질 줄 알았다. 그러나 약육강식 프로세계는 냉정했고 아마추어 시절 받았던 스포트라이트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혹자는 왜 프로가 되었냐 물었다.

“확실히 아마추어 때가 관심을 더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6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못내 생계를 위해선 사범이나 바둑 보급 일을 하는 게 맞았죠. 그런데 그렇게 되면 평생 승부를 못할 것 같았어요. 이 악물고 계속 버텼죠.”

기회는 마법처럼 찾아왔다. 24기 GS칼텍스배 예선결승에서 랭킹1위 박정환 九단을 이기더니 신민준, 이세돌 九단까지 줄줄이 꺾으며 4강에 올랐다. 비록 김지석 九단에게 막히며 결승행은 좌절됐지만 시종일관 팽팽하게 맞섰다. 처음으로 가능성을 맛봤다.

8강전에서 이호승 四단이 이세돌 九단에게 승리했던 날, 바둑TV스튜디오에선 노래가 울려펴졌다.
“브라보~ 브라보~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 GS칼텍스배 준결승에 오른 이호승 四단.


- 프로가 된 이후 첫 4강 진출 소감.
매우 만족스럽다. 사실 예선결승에서 박정환 九단을 만났을 땐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나로서도 의아한(?) 승리를 거두고 본선 대진이 나왔을 땐 8강에서 이세돌 九단을 만나 이기면 소원이 없겠다 생각했었다. 소원이 이루어졌다.

- 주위에서도 많이 놀랐을 것 같은데.
평소 김승재 八단, 위태웅 三단과 친한데 둘 다 군복무 중이다. 얼마 전 휴가를 나왔는데 기사를 보고 “이게 뭐냐” “실화냐”라고 하더라. 실화라고 하니까 더 놀랐다. 어머니가 가장 기뻐해주셨고 고모는 고생했다며 고기 한 근을 보내주셨다. 

- 김지석 九단에게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는데.
스스로 졌지만 잘 싸웠다고 생각한다. 나름 팽팽하게 버텼고 우세를 장악할 기회도 있었다.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 이세돌 九단에게 이기는 게 소원이었던 이유.
26살에 프로가 되어 첫해 16승8패를 기록하며 나름 자신감에 부풀어 있었다. 그때 휴직 후 갓 복귀한 이세돌 九단을 만났는데 힘도 못 써보고 완패했다. 나의 실력에 한계를 느꼈다. 기세가 꺾이자 슬럼프가 찾아왔고 이후 성적을 내지 못했다. 꼭 만나고 싶었던 이유는 이세돌 九단이 은퇴할 수 있다는 말을 들어서다. 그 전에 꼭 다시 만나 대국해보고 싶었다. 승리는 생각지 못했는데… 정말 소원성취 했다.(웃음)

- 8강(對이세돌) 승리 시 생방송에서 노래를 부르겠다고 공약을 걸었는데.  
이길지 몰랐다.(웃음) 이세돌 九단에게 이겨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그쯤이야’ 하는 생각이었다.(‘브라보 마이 라이프’란 노래를 선곡한 이유는?) 담당PD가 전화해 곡목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우연히 그 노래가 흘러나왔다. 가사를 듣고 내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둑AI를 이용해 자신의 바둑을 검토하고 있는 이호승 四단 


- 박정환, 신민준, 이세돌 등 4강전까지 지옥의 대진을 뚫었다. 비결은?
다들 그 이야기를 했다. 만약 내가 결승에 갔다면 예선부터 박정환, 신민준, 이세돌, 김지석, 신진서 九단을 상대해야 했다. 누군가는 농심신라면배 대표보다 세다고 했다. 내가 중국대표였으면 큰일 날 뻔했다.(웃음) 비결이랄 건 없지만 안 좋은 성적에도 꾸준히 공부를 해왔다. 생계를 위해선 사범이나 보급 일을 하는 게 맞는데 바보처럼 버텼다. 그 일을 하면 다시 승부를 못할 것 같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힘들게 바둑을 해왔는데 승부의 길을 놓고 싶지 않았다.

- 요즘 바둑AI를 활용해 공부한다고.
인터넷바둑과 바둑AI로 실전대국을 많이 했다. 전에는 고성능 컴퓨터가 있는 PC방을 전전하다 작년 12월 거금(?)을 들여 컴퓨터를 샀다. 이후 박정환 九단도 이기고 실제로 성적이 좋아지니 진짜 늘었나 싶기도 하다. 전에는 포석이 약했는데 AI가 나의 약점을 보완해준 느낌이다. 

- 앞으로의 목표.
가장 큰 목표는 KB리그에 선발되는 것이다. 한 방(?)을 보여드릴테니 걱정 말고 뽑아주시길.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새벽에 바둑 사이트에서 바둑 두고 노는 유저분들이 있다. 가끔 집에 전복 등 지역 특산물을 보내주곤 하시는데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나는 입단도 남들보다 10년 늦고 성적내는 시기고 10년 늦었다. 그래서 40대까지 10년 더 승부를 할 자신 있으니 꾸준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인터뷰/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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