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바둑

한국바둑중·고등학교를 아시나요?

등록일
2021-05-26
조회수
920
▲한국바둑중고등학교 전경

청춘, 참으로 낭만적인 단어이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나도 청춘을 보내고 있고,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역시 청춘을 기다리거나, 청춘을 보내고 있거나, 혹은 떠나간 청춘을 그리워하는 이들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다른 청춘을 즐겼을 것이고, 당연하게도 청춘에 정답이란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 맨 아래쪽 남해와 맞닿아있는 순천에는 조금 특별하게 청춘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바로 바둑으로 청춘을 보내는 한국바둑고등학교 학생들이다.


한국바둑고등학교(이하 바둑고등학교)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가? 아마 바둑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2013년 바둑 특성화고로 전환된 바둑고등학교는 오유진 七단 등 여러 걸출한 프로기사들을 배출하고 2017년에는 병설중학교인 한국바둑중학교도 개교하는 등 한국 바둑에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럼 바둑고등학교 재학생인 나와 함께 바둑고등학교는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는 바둑고등학교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한 번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일반 교과 수업
바둑을 전문으로 공부하는 바둑고등학교이지만 오전에는 일반 고등학교처럼 국어, 영어, 수학 등 일반 교과수업을 진행한다. 바둑도 두고 일반 수업까지 하느라 힘들 법도 하지만, 젊음이 좋다는 게 뭔가. 집중, 또 집중!



바둑 교과 수업
일반 교과수업만 듣는다면 바둑고등학교라 부를 리 없다. 이곳에는 다른 학교에 없는 바둑 교과수업이 따로 존재한다. 바둑학개론, 바둑문화론, 바둑영어, 바둑콘텐츠 등 여러 가지 바둑 교과과목들을 배우며 학생들은 기력뿐만 아니라 바둑의 역사, 이론, 바둑과 일상생활의 융합 등을 배우며 더욱 수준 높은 바둑인이 되어간다.





교내리그
오전수업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 나면 드디어 바둑을 둔다. 학생들의 실력을 평가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리그를 구성하여 진행한다. 91명의 학생을 6개 조로 나눈 뒤, 승패 전적에 따라 순위를 매겨 상위 6명은 승급, 하위 6명은 강급을 반복하는 승강제 리그 방식이다. 바둑을 사랑하는 학생들답게 눈을 부릅뜨고 승부욕을 불태우며 바둑을 둔다. 대국이 끝난 학생들은 프로기사 사범님들과 자신의 바둑을 복기 받거나, 사활문제 풀이, 기보 놓아보기, 인공지능을 활용한 포석, 정석 연구 등 자습 활동을 하며 기력향상에 매진한다.



방과 후 학습, 야간 자율학습
5교시부터 7교시까지 이어지는 교내리그를 마치고 청소까지 하면 정규 수업시간은 끝나지만, 바둑고등학교의 하루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학생들은 여러 가지 학급 중 자신과 가장 적합한 학급을 선택하여 수업을 진행한다.





운동부
한국바둑고등학교의 꽃이라 부를 수 있는 운동부이다. 운동부는 선발전을 치러서 기력이 강하고 프로 입단을 노리는 학생들로만 구성된다. 운동부 학생들은 바둑만 강한 것이 아니라 바둑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기 때문에 일반 학생들이 하교하는 시간인 9시가 넘어서도 기숙사에 들어가지 않고 자습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루키리그나 내셔널리그 등 각종 대회를 준비하는 경우에는 오전수업도 미뤄가며 바둑 공부를 한다. 이런 분위기는 입단대회 때 극에 달하는데, 운동부 학생들은 1년에 한두 장밖에 주어지지 않는 프로 면장을 얻기 위해 바둑 한 판에 최선을 다하고 승패에 울고 웃는다.
학교측도 운동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2020 년 더욱 원활한 바둑 인공지능 공부를 위해 최고급 컴퓨터를 20여대 설치한 인공지능실을 만들었고, 학생들은 자신의 바둑을 인공지능으로 복기하며 더욱 수준 높은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기력향상반, 일반교과반
방송부와 운동부에 소속되지 않은 학생들은 기력향상반과 일반교과반 중 하나를 선택하여 수업을 듣는다. 보통 기력을 향상하고 싶은 학생들은 기력향상반을 가고, 바둑 관련 진로가 아니거나 일반 교과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학생들은 일반교과반을 선택하여 수업을 듣는다.
기력향상반과 일반교과반 학생들이 바둑고등학교 학생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수업이 끝나는 9시 전까지 열심히 수업을 듣는다.


방송부
운동부 다음으로 소개할 학급은 방송부이다. 방송부는 지원자에 한하여 면접을 통해 선발된다. 방송부원들은 학교의 시종, 방송 시설들을 관리하고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한다.
운동부 학생들이 참여하는 내셔널리그나 루키리그에도 기자로 참가하여 기사를 쓰기도 하며 때에 따라서는 스태프 역할까지 한다. 바둑고등학교에서 가장 바쁜 학생들이라 할 수 있으며. 지금 이 글을 쓰는 기자도 방송부 소속이다.


 






수업이 끝나고…
모든 수업이 끝난 9시부터 저녁점호를 하는 시간인 10시 30분까지 학생들은 자유를 맞이한다. 이 시간 동안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쉬거나 체육관, 헬스장, 당구장, 탁구장 등 여가 시설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기숙사
고등학교 기숙사인 오성학사는 4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층은 여학생이, 2~4층은 남학생이 사용하는 구조다. 2층에는 컴퓨터와 바둑판이 준비되어 있고, 3층과 4층에는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독서실이 마련돼 있다. 10시 30분이 되면 저녁점호를 하고 힘든 하루를 보낸 학생들은 새로운 내일을 꿈꾸며 잠에 든다.



연구생리그
학생들이 평일에만 바둑을 둔다 생각했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신청자에 한하여 주말에 전남지역 연구생리그를 진행한다.
1조부터 12조까지 이루어진 연구생리그는 얼핏 보면 교내리그와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상위 4개조 학생들에게는 점수를 부여하며 순위를 선정하고 상위 10명에게는 지역 연구생 입단대회 출전권을, 그 중 1위에게는 입단대회 본선 진출권을 부여한다. 때문에 연구생리그에서는 교내리그에선 느낄 수 없는 살벌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코로나가 바둑고등학교에 끼친 영향
이렇게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온 바둑고등학교도 작년 초부터 퍼진 코로나를 피할 수는 없었다. 특히 바둑고등학교는 기숙학교이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야 했다. 개학이 미뤄지거나 코로나 확산세에 따라 등교 수업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기 일쑤였으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하루 5번이 넘는 체온체크 등 기숙사에서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했다. 또한  이동 수업을 최대한 줄이고 교내리그와 연구생리그도  모여서 두기보단 최대한 큰 교실에서 인원을 분산해 바둑을 두고 있다.



기사를 마치며…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정말 다사다난한 1년이었다. 많은 것이 멈추고 많은 것이 침체되었다. 바둑고등학교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행이라면 바둑고등학교는 상황에 맞춰 발 빠르게 변화하였고, 큰 위기없이 잘 대처해오고 있다.
독자분들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에도 바둑고등학교에서는 어떤 학생은 프로기사가 되기 위해, 또 어떤 학생은 대학을 가기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바둑 팬 여러분들도 앞으로 ‘한국바둑고등학교’라는 이름을 기억해주고 저희들을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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