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바둑

내일은 스타/제5기 미래의 별 우승자 김창훈 三단

등록일
2020-07-22
조회수
416

내일은 스타 제5기 미래의 별 우승자 김창훈 三단



본지 특별기획 ‘한국바둑 오호대장군(五虎大將軍)’ 이후, 새로운 유망주를 발굴해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는 ‘내일은 스타’ 코너가 2019년 3월호부터 신설됐다. 오호대장군의 선두 주자 신진서 九단은 한국랭킹 1위로 등극했고, 신민준·변상일·이동훈 九단이 각각 3~5위에 포진하는 등 맹활약하며 한국바둑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내일은 스타’의 주인공 또한 장차 중국과의 치열한 대결의 선봉장 역할을 충실히 하길 독자 여러분과 함께 기원한다.

퓨처스 다승왕 ‘미래의 별’ 됐다!


“우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 기쁘다. 기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승리의 기쁨, 환희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 여타 스포츠와 달리, 바둑은 우승 직후에도 비교적 덤덤한 경우가 많다.
생방송 인터뷰로 우승 소감을 물으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류의 무표정한 답변이 주를 이루던 ‘모범 답안’에서 벗어난 대답이 등장했다.

입단 3년차까지만 출전할 수 있는 ‘미래의 별’ 신예최강전 마지막 출전이었던 김창훈 三단은 우승 직후 기쁨을 여과 없이 표현해 더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신흥 강호 김창훈 三단을 만났다.





- 우승 축하드린다. 통상 결승이 끝난 직후에는 승부의 열기랄까, 방금 전까지 전쟁을 치른 사람답게 굳은 얼굴로 누가 우승자인지 모를 표정을 짓고 있는 게 보통(?)인데 복기할 때부터 시종 웃음 짓는 게 신선했다.
입단했을 때의 기쁨에 맞먹을 정도로 크게 기뻤다. 운이 정말 많이 따라줬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 순간에는 기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웃음).

- 올해가 마지막 출전이었다. 유종의 미를 제대로 거두게 됐는데, 이번 대회를 돌아본다면.
예선전부터 많이 나빴던 바둑을 역전한 경우가 많았다. 예선 결승 김상윤 初단과의 대국은 인공지능 승리확률이 10% 미만까지 떨어졌을 정도로 불리한 바둑이었다. 예선 준결승 강지범 二단과의 대국 또한 역전승이었다. 그러다 보니 본선은 보너스로 얻은 기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반집 승부가 됐던 8강전도 꽤 나빴던 바둑인데 끝내기에서 역전승했다.

- 듣다 보니 후반 역전에 능한 바둑인 것 같은데.
다른 부분이 너무 약하다보니(웃음), 상대적으로 끝내기는 나쁘지 않게 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이창호 사범님을 존경해왔고 기풍적인 측면에서도 자연스레 닮아갔던 것 같다. 초·중반은 되도록 안정적으로 두려고 하고, 승부를 후반에 내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 최광호 三단과의 이번 미래의 별 결승전을 총평한다면? 사전예측에선 팽팽한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결승은 의외로 일방적이었다.
대국이 끝난 후에 인공지능 분석을 보니 승률그래프는 그렇게 움직였던 것 같다. 하지만 대국 당시에는 전혀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 사실 최광호 三단과는 프로 입단 전에 아마추어 시절부터 몇 번 대국한 적이 있다. 아마바둑계에선 알아주는 강호였고 둘 때마다 항상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느낌을 받았다. 상대전적에 대한 정확한 기억은 없는데 항상 5대 5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 바둑TV 생방송 인터뷰에서 우승 직후 가장 생각나는 사람으로 부모님을 꼽았다. 부모님께 한마디 한다면.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웃음). 제가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이라 직접 말씀드리지 못했던 말들을 지금 하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묵묵히 지원해주시고 아낌없는 응원과 함께 저를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평소에 이런 말 못하는데, 사랑합니다.

- 2019-20 KB국민은행 퓨처스리그에서 다승왕을 차지했다. 프로 입단 후 시상식 무대에서 상을 받기는 처음이었을 텐데, 이 경험이 도움이 됐는지.
물론 도움이 많이 됐다. 특히 자신감이 향상된 측면이 승부를 하는데 있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퓨처스리그를 통해 방송대국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었던 것 또한 이번 미래의 별 생방송 대국을 치를 때 큰 자산이 됐다. 만약 퓨처스리그를 뛰지 못했다면 얻지 못했을 수확이어서 대회를 만들어주신 후원사 분들과 저를 뽑아주신 감독님께 지면을 빌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 신예기사들은 인공지능과 친숙한 것 같다.
사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작년 6월 제대했는데, 처음에는 인공지능으로 공부하는 풍토가 너무 활성화 돼 있는 분위기가 생소했다. 인공지능을 통한 초반 공부를 하지 않고 바둑을 두니 시작부터 너무 밀리는 느낌이 강했다. AI 수법을 무조건 따라하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정답에 가까운 수라는 건 사실이지 않나. 그때부터 현실에 순응하면서 인공지능이 두는 수들을 연구했던 것 같다. 이기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적어도 초반만큼은 ‘AI화(化)’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프로기사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모든 판, 모든 수에 최선을 다하는 프로기사가 되고 싶다. 향후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 성장하는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다. 당면 과제는 바둑리거가 되는 것이다. 국내 최대기전이기도 하고 많은 판수를 소화하면서 고수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까.

- 끝으로 한마디.
먼저 미래의 별 대회를 만들어주신 목진석 사범님과 대회를 후원해주신 전영동 님을 비롯한 미래의 별 후원회 분들께 감사드린다. 프로기사에게 무엇보다 대국할 기회가 가장 중요한데 이렇게 기회를 주신 덕분에 우승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바둑에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본지 독자들에게) 요즘 코로나19 시국인데 다소 불편함은 있지만 잘 이겨내고 있는 것 같다.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고, 힘든 상황이지만 바둑으로 위로 받으며 견뎌내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바둑 많이 아끼고 사랑해주시고, ‘김창훈’이라는 프로기사도 기억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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